외환위기 이후 자산관리공사와 예금보험공사가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의 해외 대출채권()을 거둬들이는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이 조성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은 27일 국회 정무위의 자산관리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미국내 모 한국계 은행에 비자금 1억달러(약 1200억원)가 예치돼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회수작업에 간여한 관계자로부터 실명()으로 제보를 받았으며 현재 사실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비자금의 소유자가 누구인지를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다.
그는 자산관리공사와 예보가 해외채권을 회수할 대행업체를 선정하고 회수작업이 이뤄지는 기간에 대통령부인 이희호() 여사의 조카인 이형택()씨가 예보 전무였고, 이형택씨의 동생인 이정택씨는 채권관리 및 회수대행 업체인 미국계 A사의 고문으로 일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의 한 측근은 채권 회수 과정에 이희호 여사의 친척과 지인들이 관련돼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또 A사와 함께 대행업무를 한 미국계 T사의 한국인 H회장은 이 여사와 절친한 것으로 알려진 K씨의 인척이라며 K씨는 이 여사와 이화여전 동기로 이 여사가 젊은 시절 미국 유학을 떠날 때 도움을 줬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 경제부의 취재에서도 이 부분은 사실로 확인됐다.
이 의원은 이날 A사 및 T사가 대행사로 선정된 경위와 수수료에 대해서도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자산관리공사, 예보, A사, T사는 모두 비자금 조성 및 대행사 선정과정에서의 특혜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이 의원의 주장을 부인했다.
또 H회장은 장인이 K씨의 사촌동생이지만 K씨와는 10년전 장례식장에서 만난 이후 만나지 못했다면서 이 여사와는 안면이 전혀 없으며 특혜를 받은 일도 없다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자산관리공사는 1999년 10월 A사 등과 채권회수 대행계약을 맺으면서 제안서에 없던 성공보수()를 추가, 제안서를 기준으로 한 수수료 430만달러보다 1295만달러나 많은 수수료를 지급했다는 이유로 감사원의 지적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