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영국의 강도 높은 이라크 결의안 초안이 유엔에서 채택될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미국이 강경 입장에서 한발 물러나 프랑스가 제안한 제2단계 해법을 수용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유엔과 이라크가 빈에서 무기사찰 협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유엔 무기사찰단에 대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새 이라크 결의안에 대한 검토를 끝낼 때까지 무기사찰을 보류해줄 것을 요구했다.
미국의 2단계 해법 수용 가능성미국과 영국은 2일까지 이라크 결의안 초안을 유엔안보리에 제출할 것이라고 AFP통신이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그러나 통신은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 이라크가 7일 이내에 결의안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군사행동을 경고하는 이 결의안이 유엔에서 통과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보도했다. 따라서 미국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제안한 2단계 해법을 수용할 가능성도 있다고 AFP는 전했다. 2단계 해법은 유엔무기사찰단의 이라크 복귀를 먼저 요구한 뒤 이라크가 거부할 경우 두번째 결의안을 채택하자는 것.
독일의 입장 변화 시사독일의 집권 사민당(SPD)의 게르트 바이스키르헨 원내 외교정책담당 대변인은 지난달 30일 SWR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은 명백한 증거가 나올 경우 이라크에 대해 무기사찰을 강제하는 유엔결의안의 지지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스 울리히 클로제 하원 외교정책위원장도 이라크가 국제테러조직과 협력하고 있다는 새로운 증거가 나올 경우 독일이 지금과는 다른 입장을 취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유엔결의 여부와 관계없이 대 이라크 전쟁을 반대한다는 단호한 입장을 고수, 미국과 마찰을 빚어왔다.
중동의 움직임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카이로에서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 만나 조속한 유엔 사찰 재개와 대 이라크 군사공격 반대 입장을 정리하면서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국제사회 여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도 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 지지로 급속히 관계가 악화된 쿠웨이트의 알아마드 알사바 국왕과 만나 양국 관계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고 쿠웨이트통신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