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사설] 탈법 불법에 총기강도까지

Posted October. 14, 2002 23:40,   

ENGLISH

정권 말기인 요즈음 온갖 탈법 불법이 일상화하면서 사회 전반적으로 무법()심리가 팽배하다는 것은 실로 두려워해야 할 현상이다. 법을 가볍게 보는 것을 넘어 아예 무시하는 현상이 가속화하고 누적되어서는 나라 전체가 급속히 흔들릴 수밖에 없다.

본보 보도에 따르면 한밤중 서울시내 도로는 여기저기 불법주차로 막혀 있고 술을 팔면 위법인 노래방은 버젓이 술파는 노래방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성업중이다. 무인단속카메라를 피하는 스프레이 페인트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고 룸살롱과 증기탕의 불법영업은 날로 번창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단속하고 지도해야 할 국가행정력은 무력하기만하다. 임기말 공직 기강이 이완되면서 단속 및 지도가 느슨해진 탓도 있겠지만 법을 지켜보았자 나만 손해라는 피해의식에 누가 누구더러 법을 지키라고 하느냐는 반발 심리가 겹치면서 생긴 무법신드롬의 결과라고 할 것이다.

최근 발생한 총기강도사건도 이 같은 사회분위기와 무관치 않다고 봐야 한다. 범인들이 사용한 총기와 실탄 등 무기의 일부가 인근 군부대에서 유출됐다는 것은 무법신드롬이 군에까지 번져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겠는가.

무법신드롬의 근본 원인은 권력 부패에 있다. 법치()로 나라의 기본을 세워야 할 권력이 스스로 탈법 불법을 일삼아서야 국민 일반에 법의 권위를 세울 수 없다. 정권이 도덕적 신뢰를 잃고서는 준법()을 말할 수 없다. 그러나 탈법 불법이 판치는 지금의 사회 상황을 방관할 수는 더욱 없는 일이다.

정치권과 정부는 한국 사회의 총체적 위기 상황을 직시하고 수습과 대책 마련에 즉각 나서야 한다. 정치권은 대선 경쟁에나 몰두하고 정부는 복지부동해서야 새 정권이 들어선들 그 후유증을 감당키 어려울 것이다. 무법신드롬은 나라와 사회공동체를 붕괴시킬 수 있으며 그 피해는 국가구성원 모두에게 돌아간다.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될 심각한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