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투자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시중은행들이 사실상 벤처투자를 중단하고 있어 상당수 벤처 기업은 더욱 자금난에 시달리게 됐다. 은행들은 벤처 관련 조직도 해체하는 등 벤처에서 발을 빼는 형국이다.
하반기부터 벤처투자 사실상 중단올 상반기 국민창업투자와 프론티어인베스트먼트, 국민기술금융 등 3개 벤처관련 자회사를 합병했던 국민은행은 2001년부터 벤처 신규투자를 중단한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2000년 70억원을 투자한 뒤 벤처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은 2000년 94억원에서 2001년 70억원, 올해 18억원으로 벤처 투자규모를 급격히 줄였다. 또 기존 5명이었던 벤처 투자팀을 2명으로 줄이고 중소기업 투자팀과 통폐합했다. 하나은행은 하반기 들어 신규투자를 중단했다.
한미은행도 지난해 15건 70억원에서 올해 42억원으로 대폭 줄이고 벤처투자업무를 종합금융팀으로 넘겨 축소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477억원에서 올해 449억원으로 줄였으며 조흥은행은 지난해 70억원에서 올해 42억원으로 줄였다. 이들 은행은 대부분 상반기에 투자를 한 뒤 하반기 들어 신규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은 지난해에 비해 올해 벤처투자실적이 늘었지만 대부분 상반기에 투자했고 하반기 들어 신규투자를 자제하고 있다.
그나마 벤처투자의 명맥을 잇고 있는 것은 기업은행. 하지만 시장수익성보다는 중소기업 육성이라는 정책적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유영천 기업은행 홍보실장은 자본 이득을 겨냥한 투자보다는 기존 거래 벤처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주목적이라고 밝혔다. 순수한 의미의 신규 벤처투자는 아니라는 얘기.
앞으로도 벤처투자는 하지 않는다은행들이 벤처투자를 중단한 것은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벤처투자의 수익성이 급격히 떨어진 때문이다.
조성권 우리은행 홍보팀장은 2000년만 해도 벤처투자가 이익이 났지만 2001년부터 수익성이 크게 떨어졌다며 앞으로 신규 벤처투자에 나서는 은행들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은행들이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면서 벤처투자가 중단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원철 국민은행 투자금융팀 차장은 우량 벤처기업들은 은행으로부터 비교적 쉽게 돈을 빌릴 수 있어 은행의 투자를 받지 않는다며 은행들이 부실 벤처기업에 투자할 수도 없기 때문에 은행의 벤처투자 자체가 사실상 중단된 것이라고 밝혔다. 윤 차장은 코스닥 시장이 활성화하더라도 은행들이 벤처투자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