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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정상회의 체코 프라하서 개막

Posted November. 21, 2002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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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바람몰이부시 대통령은 20일 프라하에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가 없다고 다시 주장한다면 거짓말로 마지막 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속임수는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무기 사찰의) 연기와 도전은 가장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 발언은 후세인 대통령이 대량살상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 자체가 이미 유엔 결의의 중대 위반이라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분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또 NATO의 확장을 통해 자유를 해치는 국제적인 테러집단과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강조, NATO를 19개국에서 26개국으로 확대하는 이번 회의의 주 의제를 이라크 전쟁 문제와 연결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부시 대통령은 회의 기간 영국과 프랑스는 물론 개최국인 터키 정상, NATO 사무총장 등과 연쇄회담을 갖고 반 이라크 연대 결성을 추진할 예정이다.

독일의 김빼기독일과 프랑스 등은 벌써 이번 회의를 이라크 결의장으로 만들려는 미국의 의도에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독일은 유엔 결의를 초월하는 내용의 대 이라크 성명이 채택돼서는 안 된다며 미리부터 미국의 김을 빼고 있다.

부시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개막 전야인 20일 밤 프라하성에서 열린 바츨라프 하벨 체코 대통령 주최 만찬에서 만나 악수를 나눴으나 의례적인 인사말 밖에는 나누지 않았다.

이번 정상회의의 주 의제 가운데 하나인 NATO 신속배치군 창설과 군사력 증강 문제에서도 독일은 미국과 엇나가고 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올 상반기부터 NATO의 신속배치군 창설과 군사력 증강을 위한 회원국의 국방예산 증가를 주장해 왔다.

그러나 독일은 재정적자 등을 이유로 국방예산 증가에 손을 내저으며 신속배치군은 유럽연합(EU)이 창설할 신속대응군과 기능이 겹친다(요슈카 피셔 외무장관)며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유럽에서 가장 친미적인 영국의 제프 훈 국방장관은 회의에 앞서 NATO가 21세기의 새로운 도전에 부응해 체제를 개편해야 한다. NATO에 좋은 것은 유럽연합에도 좋다며 미국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회의에서 유럽 내의 또 다른 분란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박제균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