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추락 원인직원 8만4000명에 하루 1800편 취항해 온 유나이티드항공은 아메리칸항공에 이은 세계 항공업계 2위. 이 항공사의 위기는 미국 호황기 때 급료 과다 인상과 항공기 과다 도입 등 방만한 경영 때문에 시작됐다. 지난해 21억달러 손실을 본데 이어 올해도 25억달러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말 이후 이 항공사는 직원 2만6000명을 해고하고 하루 취항 편수도 23% 줄였으나 경쟁력은 여전히 떨어지는 것으로 미 항공수송안정위원회(ATSB)는 평가했다. 사우스웨스트, 에어트랜, 제트블루, 알래스카 등 미국내 소규모 항공사들이 거대 항공사에 맞서 요금을 20%가량 싸게 받아왔기 때문이다.
유나이티드항공 주식 55%를 소유한 노조가 회사의 자구 노력에 비협조적으로 나왔던 것도 파산을 앞당겼다. 정비공 노조는 11월말 회사측 임금 삭감안을 거부했다. 이는 결국 ATSB의 대출 보증 거부에 악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난해 911 테러 당시 유나이티드 항공기 2대가 자폭테러에 이용된 뒤 보안 비용은 급증했으나 승객들이 급감해 수지 악화를 불러왔다. AP통신은 미국 7위 항공사인 US 에어웨이스가 911 테러 후유증으로 8월 파산보호를 신청하고 대규모 감원에 들어갔다며 유나이티드도 같은 신세가 됐다고 전했다.
항공업계 염가 경쟁 가능성5일 UAL 주가가 폭락한데 반해 경쟁사인 아메리칸항공의 주가는 7.67%, 델타항공(3위)은 4.45%, 노스웨스트항공(4위)은 4.64% 급등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유나이티드항공의 파산은 불황에 시달리던 미 항공업계 경쟁자들에는 단기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저가 경쟁이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이 회생에 성공하려면 염가 전략을 쓰고 있는 소규모 항공사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델타항공도 자회사를 신설해 염가 항공사들과 경쟁에 나서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 같은 경쟁은 가뜩이나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 항공업계에 제살 깎아먹기 경쟁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미국 항공산업계는 911 테러 여파로 9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도 마찬가지 수준이다. 이 같은 침체와 경쟁 속에 미국 항공업계의 판도도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