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이 경제팀을 물갈이한 것은 2004년 대통령선거를 겨냥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지난달 중간선거는 경제침체의 와중에서도 안보를 쟁점으로 부각시켜 이겼지만 대선은 경제회복 없이는 이기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
이번에 재무장관과 백악관 경제보좌관에 각각 내정된 존 스노 CSX 회장과 스테펀 프리드먼 전 골드만 삭스 회장은 모두 실용적 보수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스노 회장은 풍부한 기업경영 경험과 뛰어난 언변을 이유로 발탁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 정책을 언론에 홍보할 적임자를 찾아왔다. 스노 회장은 제럴드 포드 대통령 시절 교통부 차관보를 지낸 뒤 77년 CSX에 입사, 89년 회장에 올라 지금까지 회장으로 재직해 왔다. 유력 경제인의 모임인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의 회장도 지낸 바 있어 경제계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높은 편. 포드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딕 체니 부통령이 천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가에서 스노 회장보다 더 환영하는 인물은 프리드먼 전 회장. 그와 함께 골드만 삭스의 공동회장을 지낸 로버트 루빈이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수행한 재무장관의 역할을 그에게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침착하고 냉정하며 금융시장에 대한 통찰력을 갖춘 루빈 전 장관과 비견되는 인물. 인간적 매력과 실용주의, 그리고 집중력이 뛰어나다는 평도 받고 있다. 민주당 성향인 루빈 전 장관과 달리 그는 골수 공화당원이지만 중도주의적인 브루킹스연구소의 이사로 재직하고 있어 이데올로기의 편향성은 없다. 로이터통신은 부시 대통령이 정부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그를 기용했다고 전했다. 골드만 삭스에서 그의 밑에서 일한 조시 볼튼 백악관 비서실 차장이 천거했다.
두 사람의 첫 임무는 백악관이 이미 마련한 경제회생 대책을 발표하는 일이 될 전망. 그동안 세금감면책 외에는 어떤 경제정책도 없다는 비난을 들어온 백악관은 이번 대책에서 주식 배당금에 대한 감세와 신규 장비 투자에 대한 탕감, 연방 개인소득세율 감세 일정의 단축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