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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굿샷

Posted December. 13, 200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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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석호가 1번홀(파4)에서 2m짜리 버디퍼팅을 성공시킨 것에 고무된 최경주는 2번홀부터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최경주는 이어 정교한 아이언샷과 신들린 듯한 퍼팅으로 7번홀부터 파죽의 5연속 버디를 쓸어 담으며 한국을 리더보드 상단으로 끌어올렸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16번홀(파4)에서 최경주가 잡아낸 한국팀의 11번째 버디. 최경주의 드라이버티샷이 옆바람에 밀리면서 페어웨이 오른쪽을 벗어나 아름드리 나무 아래 맨땅에 멈춰섰다. 남은 거리는 110야드에 불과했지만 나뭇가지 때문에 볼을 띄워 칠 수 없는 상황.

이 위기에서 최경주가 52도 웨지로 낮게 깔아 친 두 번째 샷은 나뭇가지 밑을 통과해 홀컵 왼쪽 5m거리에 안착했다. 역시! 최경주라는 감탄이 나올 만큼 환상적인 트러블샷이었다.

이어 허석호의 7m짜리 버디퍼팅이 홀컵을 살짝 스치며 1m지점에 멈춰 파세이브는 무난한 상황. 최경주의 회심의 버디퍼팅은 오른쪽과 왼쪽으로 두 번 휘는 2중 브레이크의 퍼팅라인을 타고 그림같이 홀컵에 빨려 들어갔다.

경기 후 최경주는 어쩌면 그렇게 공이 본 대로 굴러가는지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허석호가 나는 오늘 한 게 별로 없네요라며 쑥스러운 표정을 짓자 최경주는 잘했어. 내가 좀 더 잘 풀렸을 뿐이라며 허석호의 등을 두드렸다.

첫 단추를 잘 꿴 한국팀의 상위입상 여부는 두 선수가 한 개의 볼을 번갈아 치는 포섬방식의 2라운드(한국시간 14일 오전 2시10분 시작)에서 판가름난다.

한 선수만 잘 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포볼방식(홀마다 두 선수 중 좋은 스코어를 팀 기록으로 합산하는 것)과 달리 포섬방식은 두 선수가 나란히 높은 수준의 플레이를 펼쳐야 언더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는 포볼과 포섬방식을 번갈아 두 차례씩 치르는 4라운드로 열린다.

한편 첫 라운드에서 캐나다(마이크 위어-이언 레거트)가 단독선두(13언더파 59타)에 나섰고 세계최강 미국(필 미켈슨-데이비드 톰스)은 공동16위(7언더파 65타)에 그쳤다.



안영식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