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시철도공사(지하철 58호선) 노조가 서울시와 공사의 지하철 심야 연장운행 강행에 맞서 16일 오전 4시부터 파업에 들어가기로 해 지하철 운행에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노조 집행부의 결정에도 불구하고 파업에서 이탈하는 조합원들이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공사측이 파업에 대비해 3600여명의 비상인력을 투입키로 함에 따라 출근길 시민들의 불편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공사와 노조는 15일 오후 5시부터 성동구 용답동 공사 소회의실에서 5차 본교섭을 갖고 지하철 1시간 연장운행에 따른 인력 충원 및 수당 인상 등에 대해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에 실패했다.
노사는 직종별로 법정 초과 근무수당을 지급하고, 전동차 운행간격 조정 등 승객 안전대책에 대해 전문기관에 연구용역을 의뢰한다는 데는 합의했으나 핵심 쟁점인 지하철 연장운행에 따른 인력 충원에 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공사측은 또 월 1회 지정휴무제 도입과 9일 연장운행 반대시위 때 경찰에 연행된 조합원 14명에 대한 선처 등 노조의 요구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이에 따라 노조 집행부와 조합원 500여명은 이날 오후 9시 지하철 5호선 왕십리역사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어 16일 오전 4시부터 업무를 전면 거부할 것을 선언했다.
허인() 노조위원장은 파업은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심야 연장운행을 강행한 서울시와 공사에 맞서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역무 승무 차량 기술 등 공사 4개 본부 중 역무와 승무본부 노조가 14일 사측과 개별적으로 접촉을 갖고 인력충원 등 쟁점을 사실상 타결 지어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참여 조합원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시와 공사는 노조의 파업에 대비해 15일 비상 수송대책을 발표했다.
공사는 전동차 기관사 214명, 역무 지원인력 1410명, 기술인력 890명 등 총 3610명의 비상인력을 확보해 파업수준에 따라 단계적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에 서울지하철공사(지하철 14호선) 구간에 예비열차를 투입해 전동차 운행간격을 단축하고, 시내버스와 마을버스의 운행시간 및 노선을 연장하기로 했다. 또 필요할 경우 개인택시의 부제를 해제하고 전세버스도 임시로 운행할 방침이다.
도시철도공사 노조의 파업은 94년 설립 이후 처음이고 지하철공사가 1999년 4월 1주일간 파업한 이후 만 2년8개월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