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전산실에 근무하는 김영주씨(35)의 연말은 행복 그 자체다. 1년 전 82.5이던 체중을 71까지 줄여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의 다이어트 성공 비법은 한우물 파기. 오로지 헬스클럽에서 트레드밀(러닝머신) 달리기 하나로 승부했다. 처음에는 아침저녁으로 30분씩, 나중에는 1시간씩 늘려 달렸다. 3개월만에 5 감량 성공. 5개월이 되자 10이 빠졌다.
모든 사람이 김씨처럼 성공의 열매를 맛보았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지만 실제로는 실패의 쓴맛을 본 사람이 훨씬 많다. 성공한 사람에게 비추는 스포트라이트를 잠시 거두어 실패한 사람들에게 비춰보자. 그들의 사례에서 오히려 타산지석()의 교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의지만 좀 더 강했더라면서울 강남구 삼성동 F사에 다니는 회사원 김모씨(29여)는 요즘 우울하다. 올 초 거금 150만원을 들여 헬스클럽에 등록하고 식단까지 생식으로 바꾸었는데 단 1도 빼지 못했다.
처음에는 마시는 커피 양도 줄고 몸도 좋아지는 것 같았다. 그렇지만 오래지 않아 김씨의 계획은 궤도를 이탈하기 시작했다. 헬스클럽을 찾는 횟수가 일주일에 3회에서 한 달에 2, 3번으로 줄었고 저녁 생식은 아예 포기하고 말았다.
김씨가 고백하는 실패 원인은 의지박약.
김씨는 앉아있는 시간과 야근이 많아 살을 못 뺀 이유도 있지만 쉽게 포기한 나 자신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털어놨다.
직장 스트레스를 못 이겨서하모씨(31)는 1년 전 이맘때 종합검진에서 C형 간염 판정을 받았다. 치료를 위해 3개월간 휴직을 하면서 금주와 금연을 단행했고 운동도 시작했다. 스스로 몸이 좋아짐을 느낄 때는 뿌듯하기까지 했다.
그렇지만 복직과 함께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다. 3개월 만에 돌아온 직장생활은 편안하지 않았고 밀린 일에 대한 부담이 엄습했다. 결국 하씨는 다시 담배에 손을 댔고 회식 술자리도 피하지 못해 술도 마시기 시작했다.
계획 없이 무작정 덤볐다서울 송파구 가락동에 사는 정모씨(33)가 올해 금주를 선포한 횟수는 두 손을 꼽아도 모자랄 지경이다. 정씨는 단 한번도 3일을 넘기지 못했다.
정씨는 영업직인 업무 특성상 외부 사람을 많이 만나야 하는 상황인데도 절주()가 아닌 무조건 금주를 목표로 세웠다. 계획은 매번 너무 쉽게 깨졌고 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도 그의 금주선언을 믿지 않았다.
정씨는 아무런 계획 없이 금주를 선언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정씨는 내년에는 술을 1차에 끝내고 먹는 양도 절반으로 줄이는 훈련부터 시작해야 겠다고 말했다.
유행 사라지자 결심도 흐지부지올해 초 고 이주일씨가 금연 TV 광고를 한 뒤 금연 열풍이 불어닥치면서 많은 사람이 이 대열에 합류했다. 김모씨(36)도 이런 유형. 김씨는 금연을 단행했지만 1개월 만에 다시 담배에 손을 댔다. 김씨는 이어 이주일씨가 사망한 이후 다시 한번 금연에 돌입했지만 결과는 비슷했다.
김씨는 주변에서 다들 금연한다고 하는데 나도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며 뚜렷한 목적 없이 금연에 성공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