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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핵 심각한 대가 지불할것

Posted December. 31, 2002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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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에 상주하던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요원들이 지난해 12월31일 북한에서 모두 철수한 가운데 미국은 북한에 대해 심각한 경고를 되풀이하면서도 대화의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강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IAEA 사찰단원 철수=북한 영변에 상주하던 IAEA 사찰단원 2명은 북한 당국의 추방 결정에 따라 평양발 고려항공 151편으로 31일 오전 9시40분(한국시간 오전 10시40분) 중국 베이징() 공항에 도착했다.

레바논 국적의 남성과 중국 국적의 여성인 이들 사찰요원은 기자들에게 어떤 것도 말하지 말도록 IAEA 본부로부터 지시받았다고만 한 뒤 공항을 빠져나갔다. 북한에 상주하던 사찰요원 3명 중 1명은 북한이 추방 결정을 내린 다음날인 28일 먼저 철수했다.

북한이 핵시설 봉인을 제거하고 IAEA 감시카메라를 작동하지 못하게 만든 데 이어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에 따라 영변에서 현장 감시활동을 펼쳤던 사찰요원마저 추방함으로써 IAEA의 대북 핵활동 감시체제는 완전히 무력화됐다.

미국 행정부=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연말 휴가를 수행 중인 스콧 매클레런 백악관 대변인은 30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현재의 핵개발 프로그램을 밀고 나가는 한 국제사회의 지원 중단 등 앞으로도 심각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매클레런 대변인은 이어 전 세계는 북한을 도울 준비가 돼 있지만 북한이 현재의 경로를 번복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필요로 하는 혜택과 도움을 받지 못할 것이라며 북한은 스스로 자신을 고립시키는 유일한 나라로 계속 고립의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필립 리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목표로 대담한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 행정부의 어느 누구도 이 시점에서 북한에 대한 제재를 제안하지 않았다며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어느 나라에도 절망적으로 가난한 북한에 대해 경제적인 행동을 취할 것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 타임스는 이날 백악관과 국무부 대변인이 대북 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데 대해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먼저 포기해야 협상을 한다는 기존 입장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발표의 초점이 제재에서 대화로 변했다고 분석했다.



이기홍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