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기름값 사상 최고 물가 흔들

Posted February. 12, 2003 22:46,   

ENGLISH

국내 물가가 불안한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국제시장의 원유가격 상승이 국내 소비자 가격에 본격 반영되면서 휘발유를 비롯한 각종 석유제품 값이 사상최고치로 치솟았다. 또 유가급등에 이어 미국 신용평가회사 무디스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 발표로 원화환율이 오를 경우(원화가치 하락)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국내물가 상승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12일 산업자원부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2월 첫째주 전국 주유소와 액화석유가스(LPG)충전소를 대상으로 석유제품 판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무연휘발유의 전국 평균 판매가격은 L당 1323.61원으로 한 주일 전보다 21.11원 올랐다. 이는 종전 최고가격인 2000년 9월 평균 1306.92원보다 높아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373.47원으로 가장 높았고 인천(1353.87원) 경기(1343.82원) 등 수도권과 제주(1371.12원) 순이었으며 충북 경북 대구 전북 전남 등 5개 지역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평균 가격이 1300원을 웃돌았다.

차량용 경유 값도 2월 들어 L당 785.93원으로 1월 말보다 12.13원 오르는 등 지난해 말부터 계속 상승세다.

실내등유의 평균가격은 L당 13.61원 오른 652.91원, 보일러등유도 15.68원 상승한 656.25원에 판매돼 역시 사상최고치였다. 차량용 LPG 가격도 당 561.75원으로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정부가 석유수입부담금을 내리는 등 국내 석유제품 가격 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주요 석유제품 가격이 크게 올라 앞으로 수송 물류비 등 생산원가 상승을 부추겨 물가를 한층 압박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미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8%(작년 동기 대비)로 한국은행의 올해 억제 목표치 24%의 상한선에 가까운 수준이었다.

한편 11일 현지에서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63달러 떨어진 29.61달러에 거래됐으나 여전히 30달러에 가까웠다. 두바이유 10일 이동평균 가격도 배럴당 29.37달러로 역시 30달러를 넘보고 있다.

또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전날보다 0.97달러 오른 35.46달러로 35달러선을 넘어섰으며 북해산 브렌트유는 0.53달러 상승한 32.42달러에 거래됐다.



구자룡 홍권희 bonhong@donga.com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