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상승으로 원유 등의 수입 비용이 크게 늘어나면서 1월에 이어 2월에도 무역수지가 적자를 보였다. 2개월 연속 무역수지 적자가 난 것은 1997년 10월 이후 5년4개월 만에 처음이다.
2일 산업자원부가 잠정 집계한 2월 수출입실적(통관기준)에 따르면 수출은 135억500만달러로 지난해 2월보다 22.5% 늘었다. 하지만 수입이 138억2200만달러로 32.0%나 늘었다.
이에 따라 2월 무역수지는 3억1700만달러의 적자를 냈다. 적자액은 1월 8700만달러의 3.6배에 이른다. 2월의 수입증가율(전년 동기 대비)도 30%를 넘어서면서 2000년 9월 이후 2년5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박봉규() 산자부 무역정책심의관은 2월 수입이 급증한 것은 원유 도입 단가가 작년 같은 달보다 58% 오른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원유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입 증가액만도 5억1000만달러라고 설명했다.
또 올겨울 추운 날씨로 난방 및 발전용으로 쓰기 위한 경유(248%) 등유(260%) 중유(72%) 액화천연가스(LNG32%) 등의 에너지 제품 수입이 크게 늘어난 것도 국제수지를 압박했다.
반도체 장비와 자동차 부품, 반도체 등의 자본재 수입도 44%가량 증가했으나 설비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성격은 다소 다르다고 산자부는 분석했다.
박 심의관은 3월에는 분기 말 효과 등도 있어 무역수지가 상당폭 개선될 전망이지만 국제유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흑자로 돌아설지 낙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과 이라크 전쟁 가능성, 북한 핵문제, 환율 불안정 등 국제수지에 악영향을 미칠 불안요인이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2월 중 휴대전화 등 무선통신기기의 수출이 처음으로 자동차와 반도체 등을 제치고 1위 품목이 됐다.
또 주력 수출품인 DDR 256메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작년 11월 개당 8.12달러에서 올 2월에는 3.76달러로 크게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