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16일(한국시간 17일) 이라크의 무장해제를 위한 외교적 노력의 시한이 17일로 끝난다고 선언해 유엔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곧 이라크전쟁을 시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부시 대통령은 17일 저녁(한국시간 18일 오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라크에 대한 최후통첩을 발표하는 등 개전을 위한 마지막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라크에 입국해 있는 유엔 관계자들과 취재진 등 외국인을 위한 2, 3일간의 철수 기간이 주어진 뒤 이르면 금주 중 대규모 공습과 함께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축출을 위한 전쟁이 시작될 전망이다.
부시 대통령과 블레어 총리는 이날 포르투갈령 아조레스제도에서 호세 마리아 아스나르 스페인 총리와 긴급 3국 정상회담을 가진 뒤 합동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정권이 무장해제를 하지 않으면 무력을 통해 강제로 무장해제될 것이라며 17일을 외교적 노력의 종료 시한으로 못박았다.
딕 체니 부통령,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 고위 관리들도 전쟁을 피할 유일한 방법은 후세인 대통령이 스스로 권좌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라크-쿠웨이트 국경의 유엔감시단은 17일 순찰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철수 준비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7일 비공개 회의에서 프랑스 독일 러시아가 제안한 사찰연장안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미국이 사찰연장안은 더 이상 의제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극적인 전환점이 마련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에 대해 이라크 정부는 대공 방어무기 등 핵심 전력 대부분을 바그다드 주변으로 이동 배치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또 후세인 대통령은 16일 전시체제에 따른 군 최고 지휘부 인사를 단행하고 자신의 아들 쿠사이에게 수도 방위 총책임을 맡기는 등 일선 사령관에 핵심 측근을 전진 배치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이라크는 공격을 받을 경우 전 세계의 하늘과 땅, 바다에서 전쟁을 감행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 연방수사국(FBI)은 미 본토에 대한 테러 공격에 대비해 요원 5000여명을 동원하는 감시 활동을 준비 중이며, 국토안보부는 테러 위협 수준을 높음을 의미하는 코드 오렌지(code orange)로 올릴 것을 검토 중이라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