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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 여권인사 내정 물의

Posted March. 19, 2003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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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출자기관인 양산 내륙컨테이너기지(ICD) 신임 사장이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지 불과 3일 만에 사퇴하고 후임에 집권당 인사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져 낙하산 인사 의혹이 일고있다.

이에 따라 양산ICD측과 주주사들은 노무현() 정부가 산하 단체 기관에 대한 낙하산 인사가 없을 것이라고 한 약속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19일 양산ICD와 주주사 등에 따르면 14일 서울에서 열린 이 회사 정기 주주총회에서 울산해양수산청장 출신인 양성직(60)씨가 사장으로 선임됐다.

양 신임 사장은 이날 주총에서 열심히 하겠다는 취지의 인사말까지 했으나 해양수산부에 인사를 다녀온 뒤 17일 양산ICD 사무실에 출근해 돌연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할 수밖에 없다며 구두로 사의를 표명했다.

양씨는 19일 기자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건강상의 이유로 스스로 사의를 표명했다. 몸담았던 조직에 누를 끼치기 싫다. 더 이상 묻지 말라고 말했다.

양산ICD 주주사의 한 관계자는 여권 인사 배려 차원에서 사장 재선임이 필요하다는 해양수산부의 요구가 있었다며 당초 양씨를 신임 사장을 추천했던 해양수산부가 3일 만에 주주사들에 정치권 인사를 사장으로 다시 선임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양산ICD는 24일 주주총회를 다시 열어 새 사장을 선임할 예정인데 새 사장에는 민주당 울산 모 지구당 위원장 출신으로 민주당의 한 특별위원회 간부인 S씨가 내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수산부 홈페이지에도 양산ICD 입주업체 직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17일 노무현 정부가 낙하산 인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으면서도 이런 작은 단체에 낙하산 인사를 하는 것은 어처구니없다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 양산ICD의 후임 사장은 내년 7월 20일까지 전임 사장의 잔여임기를 맡게 된다.

양산ICD는 부산항을 통해 수출입되는 컨테이너를 임시로 보관해두는 곳으로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10.2%)을 비롯해 한진해운(14.8%)과 세방, 고려종합운수(각 10.21%) 등 15개 하역업체가 주주로 참여해 설립됐다.



조용휘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