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전쟁 엿새째인 25일 미군은 바그다드 남쪽 70여 지점까지 진격해 이라크 최정예 공화국수비대 본대와 근접 거리에서 대치하면서 대규모 지상전 채비에 들어갔다.
그러나 24일부터 거센 모래폭풍이 몰아닥쳐 미영 연합군 본대가 진격 속도를 늦추고 있고, 남부에서도 연합군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전쟁의 초단기 종결 가능성은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
대규모 교전 본격화=연합군은 24일 밤부터 B-52폭격기 등을 동원해 바그다드 일원의 이라크 공화국수비대 진영에 대규모 폭격을 가했다. 이에 힘입어 미군 선봉대는 공화국수비대 본대에 32 내로 접근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연합군은 조만간 전투병력 6만명과 탱크 400대, 공격용 아파치헬기 100대를 결집시킨 뒤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동, 서, 남으로 포진해 있는 공화국수비대 3개 사단을 공격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24일 미 제3 보병사단 7기갑연대는 바그다드 남쪽 약 7080 지점에서 공화국수비대 마디나기갑사단과 첫 전투를 벌였으나 3시간의 교전 끝에 아파치헬기 1대가 추락한 뒤 물러났다.
연합군은 또 이날 남부의 바스라를 비롯해 주바이르와 움카스르 등 곳곳에서도 이라크 특수부대원들의 게릴라전술에 말려 뚜렷한 전과를 올리지 못했다.
AP통신은 25일 현재까지 연합군측은 사망자 미군 20명, 영국군 17명 실종자 미군 14명, 영국군 2명 등 53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으며 이라크 민간인 사망자는 200명 이상이라고 집계했다. 포로는 이라크군이 3000명 이상, 미군은 7명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압델 하미드 알 라위 파키스탄 주재 이라크대사는 미군 사망자가 100여명에 이르며 이라크 민간인 사망자는 6000명을 넘어섰다고 주장했다.
양측 지도부=토미 프랭크스 미 중부군 사령관은 지금까지의 작전은 성공적이라며 작전계획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과 영국 내에서 민간인 희생 최소화를 염두에 두고 세워진 작전계획이 이라크측의 비정규전 전략(더러운 전략)에 말려들어 연합군 사상자가 늘고 있다는 비판이 강하게 대두되고 있어 주목된다.
미 행정부 관리들은 이라크 정부가 연합군이 바그다드 주변 일정 선을 넘어서면 화학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한계 선(Red line)을 그었다고 주장했다고 미 CBS와 NBC방송이 24일 전했다.
한편 폭격으로 숨졌다는 소문이 돌던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부총리는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 지도부 전원이 무사하며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국가를 충분히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