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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국제범죄 무방비

Posted April. 18, 200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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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마피아의 범죄 급증=부산경찰청은 지난해 2월 러시아 마피아의 조직원인 U씨(28여)로부터 대량의 대마초를 구입해 피워온 외국인 영어강사와 내국인 등 22명을 적발했다.

2001년 9월에는 러시아 마피아 바소 패밀리 조직원 8명이 부산 동구 초량동 속칭 텍사스촌 일대를 거점으로 삼아 헤로인과 해시시 등 수억원대의 마약류를 외국인 선원 등에게 판매하다 적발됐다. 98년부터 국내에서 활동하기 시작한 이들은 마약 밀매뿐만 아니라 불법체류 중인 중동인을 모집해 러시아 선박에 몰래 승선시켜 일본으로 출국시키는 등 다양한 범죄를 저질러왔다.

99년 7월에는 한국과 러시아 간 무역과정에서 발생한 채무 해결에 개입해 청부폭력을 행사한 러시아 마피아 샤텐로브스카야의 중간 보스인 발레리(41)가 부산경찰청에 구속됐다. 특히 발레리가 대표로 있는 위장무역회사의 예금통장을 통해 거액의 외화가 입출금되고 이중 일부가 미국 뉴욕으로 송금된 사실이 드러나 마피아 조직이 우리나라를 아시아 진출의 거점이나 돈세탁 장소로 이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근 미국 워싱턴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는 러시아에는 8000여개의 폭력단이 있으며 이 중 200여개는 한국과 이탈리아, 일본, 중국 등의 폭력조직과 연계돼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총기 반입=러시아 마피아와 선원들이 반입하는 총기가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한 숫자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번 범행에 사용된 러시아제 총기도 세관의 감시를 피해 항만부두를 통해 반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의 텍사스촌 일대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권총을 구할 수 있는데다 국내 조직폭력배들도 이미 마피아와 선원들을 통해 총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조폭들 사이에 총격사건이 발생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2001년 10월 러시아 선원 빅토르(32)는 부산 사하구 감천항을 통해 권총을 밀반입해 도심에서 난동을 부리기도 했으며, 지난 해 2월에는 유고슬라비아 선원이 실탄 1750발을 밀반입하다 적발됐다.

총기는 주로 러시아 선원들이 감시가 소홀한 감천항이나 부산 지역에 산재한 19개 수리조선소 등을 통해 반입돼 100400달러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단속실적은 거의 없다.

허술한 항만경비=부산 지역 항만과 수리조선소 등에는 항상 7080척의 러시아 선박이 정박하고 있으며 척당 3040명의 러시아 선원이 승선하고 있다.

이들 선원은 선원수첩만 있으면 출입국관리사무소로부터 30일짜리 숏패스(임시 상륙허가)를 받아 자유롭게 육상으로 올라올 수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입항선박이 많아 실제 점검을 못하고 서류심사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러시아 마피아가 선원수첩만 가지고 있으면 쉽게 국내로 잠입할 수 있어 신분을 속이고 장기간 국내 활동이 가능한 실정이다.

더구나 당국의 감시인력 부족 등으로 육상에 올라온 러시아 마피아 등에 대한 감시가 사실상 불가능해 러시아 마피아들이 부산을 자신들의 해방구로 여기고 있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석동빈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