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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무실을 들고 다닌다

Posted April. 22, 2003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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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족 뜬다.

들고 다닐 수 있는 디지털 제품에는 휴대전화 PDA 노트북 등이 있다라고 말하면 비웃는 사람들이 있다.

사무실에 놓고 사용하는 것으로 인식돼온 스캐너 프린터 빔프로젝터 DVD플레이어 등의 크기가 작아지면서 이를 들고 다니며 업무나 생활에 활용하는 이른바 휴대족이 그들이다.

복사파()=홍익대 경영학과 00학번 김태우씨(21)와 02학번 홍영주씨(21)는 도서관에서 복사기 앞에 줄을 서지 않는다. 대신 평소 들고 다니는 휴대용 스캐너로 책의 내용을 읽은 뒤 노트북에 저장한다. 때때로 휴대용 프린터를 이용해 즉석에서 인쇄해 가방에 넣을 때도 있다.

김씨는 복사 등을 즉시 하게 되면서 이제 줄서는 시간이 아까운 줄 알게 됐다고 말한다.

휴대용 스캐너=HP포토스마트1200(19만원) 휴대용 프린터= HP 데스크젯450(29만원)

영상파=자동차 세일즈맨 오상교대리(32)는 영업팀 회의가 끝나고 다른 동료들이 팸플릿과 견적서 등을 챙기기 바쁠 때 포터블 DVD플레이어를 넣는다. 그는 고객을 만날 때 자동차 상식에 관한 해외 영상물이나 시간제한 때문에 TV에서는 다 못 보여주는 자동차 CF 등을 그 자리에서 보여준다.

2만개가 넘는 부품이 들어가는 자동차다. 어떻게 말과 종이로만 설명할 수 있겠는가.

포터블 CD겸용 DVD플레이어=샤프 DV-L80TV(120만원)

PT파=광고회사 영컴의 신진섭차장(34)은 그때 기억만 하면 요즘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 경쟁프레젠테이션(PT) 현장에 도착했을 때 노트북PC에 저장해 놓은 발표 자료가 열리지 않았다. 겨우 겨우 파일을 여는 데 성공했으나 광고주가 준비해 놓은 빔 프로젝터의 성능이 떨어져 본인이 생각한 색상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광고 수주에 실패했다.

그는 요즘 노트북PC외에 이동식 하드디스크에 자료를 따로 저장해 갖고 다닌다.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그림을 갖고 PT를 할 수 있도록 빔프로젝터 역시 그의 가방 속에 있다.

휴대용 빔 프로젝터=소니 VPL-CS2(420만원) 이동식 하드디스크=Anypak1.1 20G(17만원)

서버파=컴퓨터 프로그래머 이재희씨(27)는 그동안 각종 전시회에 참가할 때면 트럭을 한 대 불러야했다. 프로그램을 시연할 수 있는 서버급 대형 PC 5, 6대와 프린터 등을 트럭에 싣기 위해서는 팀원 3, 4명의 도움도 받아야했다.

요즘 전시회에 갈 때 그는 승용차를 몰고 나선다. 임시 서버로 쓸 수 있는 고성능 노트북과 전시장에서 PC대신 사용할 노트북 몇 대, 그리고 현장에서 출력할 수 있는 벽돌보다 조금 큰 휴대용 프린터를 트렁크에 다 넣고도 생수 몇 병 더 실을 공간이 남는다.

워크스테이션급 노트북=후지쯔 E-2010 CM22(280만원), 휴대용 프린터=롯데캐논 BJC-55(35만원)



나성엽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