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우이() 부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통제지휘본부를 설치하고 격리 대상 확대, 베이징() 진출입 통제 등의 조치를 취하는 등 사실상 준()전시상태에 돌입했다
21세기의 페스트 중국판 체르노빌로 불리는 사스 재앙이 광둥()성과 홍콩에 이어 베이징을 엄습하면서 베이징은 사스 감염자는 물론 사스 의심자, 환자와 접촉한 사람, 동물도 격리시키기로 했다. 또 바이러스가 발견된 병원, 공장, 건축현장, 호텔, 레스토랑, 사무실, 주택가 건물, 마을, 학교 등도 모두 격리 대상에 포함시켰다.
특히 1020개의 병상을 가진 베이징대 인민병원이 환자들을 모두 베이징 내 사스 지정병원으로 옮기고 병원을 잠정 폐쇄했으며, 직원 2000여명에 대한 감염 여부 조사에 들어갔다. 일부 병원의 사스 환자들은 교외로 격리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3일 광둥성과 홍콩에 이어 베이징과 산시()성, 캐나다 토론토를 여행금지 지역으로 선포하자 중국 정부는 사스의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하루 유동인구 400만명에 이르는 베이징시의 진출입 도로에 대한 통제를 강화했다.
사스 공포가 확산되면서 베이징에서는 식료품과 일용품 등에 대한 극심한 사재기 현상이 빚어지고 있으며 일부 품목의 가격이 폭등하자 단속과 함께 대규모 물자 방출로 가격 안정에 나섰다.
베이징의 170여개 초중고교와 10여개 대학이 휴교하면서 학생들이 일제히 베이징을 탈출하고 있으며 귀국하는 외국인 학생과 가족들도 급증하고 있다. 베이징 국립도서관도 2주간 문을 닫았다.
중국 지식인들은 24일 정부에 대해 사스 확산을 저지하라고 촉구하며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정부는 사스 실태를 솔직하게 공개하고 사스도 하루빨리 막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면서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사스 피해에 대한 중국의 축소 은폐와 늑장 대응으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들끓으면서 후진타오() 당총서기 겸 국가주석 등 새 지도부와 장쩌민()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을 핵심으로 한 상하이()방간의 권력투쟁설마저 나오고 있다.
한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태국 방콕에서 WHO와 긴급회의를 갖고 사스 피해 대책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항공사들은 이라크전쟁과 전 세계적인 사스 피해 확산으로 운항 취소 사태가 잇따르는 등 승객 격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