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29일 국내 첫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추정환자로 분류된 K씨(41)가 사스와 상관없는 세균성 폐렴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화중() 보건복지부장관 겸 중앙사스방역대책위원장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이 환자는 항생제 치료를 하루 받았는데 벌써 열이 정상 수준으로 내리고 폐 사진도 깨끗하게 나왔다며 2, 3일 정도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세균성 폐렴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국립보건원 권준욱() 방역과장도 별도 브리핑에서 K씨의 항생제 치료 결과와 폐의 X선 필름 상태, 검사 소견 등이 좋고 호흡기 증상이 사라졌다며 그러나 현재로서는 예단할 수 없고 2일 열리는 자문위원회에서 다시 판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문위에서 K씨에 대해 세균성 폐렴이거나 사스와 무관한 다른 질환으로 재판정할 경우 K씨는 추정환자 명단에서 빠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권 과장은 K씨에 대한 향후 조치는 자문위의 평가에 따를 것이라고만 밝혔다.
보건원은 K씨와 같은 비행기로 입국한 91명에 대해 전화 추적을 실시한 결과 K씨를 제외한 내국인 79명 중 77명, 외국인 11명 중 6명이 이상 증세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K씨와 가까이 앉았던 내국인 4명과 외국인 2명은 30일 현재 격리 중이다.
이날 현재 사스 의심 신고 건수는 1건이 추가돼 모두 58건으로 늘었으며 이 중 의심환자는 14명이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김 장관 주재로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예상되는 2차 감염을 막기 위해 즉각적인 격리 등 초기 대응을 철저히 하고 환자의 대량 발생에 대비해 지역별로 독립 격리시설을 확보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해 5월 두창(천연두)과 탄저 등 생물테러에 대비해 전국 125개 응급의료기관과 47개 감염내과에 개인휴대용단말기(PDA)를 지급해 구축한 네트워크를 강화, 호흡기 이상증상을 보이는 환자를 매일 보건원에 보고하도록 했다.
또 이날 대한의사협회와 감염학회는 사스 관련 특별 심포지엄을 열어 사스 관련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가장 먼저 찾는 병의원 의사들을 대상으로 사스의 특징과 예방법, 대책 등에 관해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