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금리인하와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포함한 각종 경기부양책을 내놓는 방안을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방향 선회는 최근 각종 경제관련 지표가 예상보다 더 나빠지고 있는 데다 앞으로도 당분간 경기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30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국생산성본부 주최 최고경영자포럼에 참석해 현재 물가가 3%대 수준인데 콜금리는 4.25%로 높은 편이어서 경기가 나빠질 경우 금융정책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여지가 있다고 말해 금리인하의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북한 핵문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뒤 예상보다 심각하면 금리인하와 추경 편성 등을 포함한 경기부양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며 5월 중 콜금리 인하 가능성을 밝혔다.
또 박봉흠() 기획예산처 장관은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14분기(13월) 경제실적이 구체화되는 5월 중순 이후 추경 편성 등 종합적인 대응책을 강구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경기 상황에 따라 쓸 수 있는 재원 규모와 중점사업에 대해서는 항상 짚어보고 있다고 말해 추경 편성에 대비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국 정부와의 연례협의를 위해 방한한 국제통화기금(IMF) 대표단의 데이비드 코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은 이날 한국은 경기하향에 대비해 재정적자와 금리인하 등 팽창적 거시정책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조언고 말했다.
금리인하 및 추경 편성 규모와 시기에 대해 박병원()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경기부양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으면서 정부가 경기를 살리는 데 관심을 갖고 노력하고 있다는 시그널(신호)을 주는 선이 될 것이라고 말해 비교적 소규모 대책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제계와 학계에서는 각종 대외 악재가 최근의 경기침체에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기업과 국민의 투자와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불안감을 주는 정책 방향이 사태를 더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