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K의 최대주주가 된 국제투자펀드 소버린자산운용이 자사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자 러시아 시장에서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선도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해명했다.
러시아 공기업의 사유화 과정에 밝은 한 소식통은 소버린은 10여년 전 뉴질랜드에서 폐쇄적인 패밀리 펀드로 출발해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시장(emerging market)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 현재는 상당히 큰 규모의 자본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소버린은 러시아 국영가스공사(가즈프롬Gazprom)와 국영전력공사(UES) 등에 투자하고 있다. 재무부 장관을 지낸 보리스 표도로프 가즈프롬 이사 등 러시아 재계 유력인사들이 소버린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소버린은 공격적인 투자를 하지만 외부에 활동상을 드러내지 않으며 지분을 갖고 있는 기업의 경영에 대해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소버린이 SK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한 러시아 투자전문가는 소버린이 가즈프롬 등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에서는 지난해 소버린과 같은 이름의 투자회사가 금융스캔들에 휘말려 러시아 시장을 떠난 사건이 일어났다. 소버린외환거래(Sovereign Forex Ltd.)와 소버린자산운용(Sovereign Capital Management) 등으로 구성된 소버린그룹은 지난해 10월 스위스 검찰로부터 불법 영업 조사를 받으면서 러시아에서 철수했다.
이 그룹은 1990년 중반부터 러시아 시장에서 외환거래와 금융투자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여 2001년 거래액이 1200억달러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 회사가 SK지분을 인수한 소버린과 관련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