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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못해먹겠다는 위기감'

Posted May. 21, 2003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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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대통령은 21일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의 광주 국립 518묘지 시위사태 등 사회 각층의 기강문란 행위를 겨냥해 전부 힘으로 하려고 하니 대통령이 다 양보할 수도 없고, 이러다 대통령직을 못해 먹겠다는 생각이, 위기감이 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518기념재단 이사장인 강신석 목사 등 518행사 추진위원회 간부들을 청와대에서 만나 젊은 학생들이 실수가 있었더라도 너그럽게 생각해 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마음이) 넓고 좁고의 문제가 아니며, 기분이 상하고 안하고 하는 문제가 아니다며 우리 사회가 더불어 살아가는데 자기 행동에 대해 결과로써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 사회 어른들도 젊은 사람들이 잘못하면 나무랄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젊은 사람들의 주장에 일리가 있더라도 그런 식으로 하면 사회를 어떻게 꾸려나가라는 얘기냐면서 이 문제 말고도 한두 가지 아니다. 국가 기능이 마비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어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도입을 반대하며 연가() 투쟁을 벌이겠다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해서도 자기 주장을 갖고 국가기능을 거부해 버리면 국가의사 결정 프로세스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비판했다.

노 대통령은 (이번 일은) 개인적 감정의 문제가 아니다면서 이 상황으로 가면 대통령을 못하겠다는 위기감이 있다고 비슷한 말로 거듭 불쾌감을 표시했다.

행사 추진위 간부들은 불미하고 예의에 어긋나는 누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학생들에게 관용을 베풀어 줄 것을 재차 요청했으나 노 대통령은 정무수석이 판단해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노 대통령과 518행사추진위 간부들의 회동은 전날까지는 예정에 없었으나 추진위 간부들의 간곡한 요청을 청와대가 받아들여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유인태() 대통령 정무수석비서관은 21일 한총련의 518묘지 시위 문제 처리 방향에 대해 당시 현장상황을 검토한 결과 의도적이라기보다는 우발적 요인에서 비롯됐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한총련 일부 지도부 등에 대해 관용적인 처분을 적극 고려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유 수석비서관은 오늘 518행사추진위 간부들이 대통령과 만나 관용을 베풀어달라고 간곡하게 요청한 점도 고려됐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이에 따라 허준영() 치안비서관을 통해 경찰 수뇌부에 이 같은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영해 김정훈 yhchoi65@donga.com 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