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부당내부거래 및 분식회계 등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최태원() SK 회장이 13일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은 재벌 총수가 비상장 주식을 편법거래해 경영지배권을 강화해온 관행에 대해 처음으로 제동을 건 것이어서 앞으로 재계와 재벌에 대한 검찰수사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지법 형사합의22부(김상균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6년이 구형된 최 회장에게 이같이 선고하고,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손길승() SK그룹 회장 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과 김승정() SK글로벌 부회장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김창근() SK 사장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는 등 나머지 임원 7명에게도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SK글로벌 법인에 대해서는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SK그룹의 실질적 총수인 최 회장은 국가 경제에 기여한 공로가 있지만 부()에 상응하는 책임을 다하지 못해 시장경제와 주식회사 제도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며 사건을 주도한 최 회장에게 범행의 이익이 최종적으로 돌아간 점과 아직도 피해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할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기업의 경영투명성은 기업 및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시장경제 체제의 근간인데도 최 회장 등은 손해를 다른 계열사에 전가해 기업 부실과 분식회계 등을 확대시켜 왔다고 덧붙였다.
손길승 회장은 재판이 끝난 뒤 이번 판결을 계기로 회사를 정상화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항소 여부는 경영진과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법정에는 내외신기자 50여명이 취재경쟁을 벌였다. 최 회장 등은 워커힐호텔 주식 맞교환을 통한 부당내부거래 및 SK그룹과 JP모건간 SK증권 주식 이면거래 등으로 SK C&C 등 계열사 2곳에 2071억원의 손해를 입히고 1조5000억여원의 SK글로벌 분식회계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올해 3월 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