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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 매각 노정 정면충돌

Posted June. 16, 2003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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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흥은행 매각을 둘러싼 정부와 조흥은행 노조의 대립이 노정()간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되고 한국경제의 대외신인도가 크게 추락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6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노조가 반대해도 이르면 이달 안에 조흥은행 매각을 마무리짓겠다며 노조가 불법파업에 나서면 강력한 민형사상 조치를 포함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발표했다.

김 경제부총리는 전산센터를 사전에 보호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 협조체제를 이미 구축했고 대체인력도 확보해둔 상태라며 노조가 파업을 하더라도 은행거래가 중단되는 사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흥은행 노조는 이날 낮 12시경 직원 7224명의 사직서 원본을 청와대에 접수시키려 청와대로 향했으나 경찰이 노조 관계자들의 진입을 막아 사직서를 내지 못했다.

조흥은행 노조는 성명을 통해 25일부터 매각 반대 총파업에 들어가며 17일엔 남자 직원들이 삭발투쟁을 결의할 예정이라며 정부 계획대로 매각이 진행된다면 조흥은행에 근무할 의미가 없어 사직원을 제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도 이날 정부가 조흥은행의 일괄매각을 강행할 때에는 조흥은행 노조의 파업에 이어 한국노총 산하 전 조직도 30일 총파업투쟁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정부가 조흥은행 노조의 파업에 공권력을 투입한다면 노사정위원회 불참 등 각종 정부기구의 참여를 거부하고 강력한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조흥은행 경영진은 홍석주() 행장 명의의 담화문에서 작년 초 이후 지분 매각의 절차와 의사 결정 단계에서 정부의 진행과정이 만족스럽지 못한 점은 사실이라고 지적하면서도 현재 진행 중인 지분 매각 절차는 최대한 존중돼야 한다며 파업 자제를 호소했다.

제프리 존스 주한미상공회의소(AMCHAM) 전 회장은 조흥은행 노조원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지만 의사가 관철될 때까지 파업을 벌이거나 정부에 호소하는 행동은 사회혼란만 몰고 올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들은 조흥은행 처리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규진 천광암 mhjh22@donga.com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