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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담배 양지로 진출?

Posted July. 06, 2003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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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이렇게 많았나?

회사원 김모씨(33)는 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커피전문점에 들어섰다가 깜짝 놀랐다. 2층에 유리칸막이로 막아 마련된 흡연장소에 10여명의 여성이 줄담배를 피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여성흡연자들이 갑자기 눈에 띄기 시작했다. 1일부터 국민건강증진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금연구역이 확대되면서 나타난 신풍속도다. 그동안 화장실 등 눈에 띄지 않는 음지에서 담배를 피우던 여성들이 공인된 흡연장소에 모습을 나타내고 있는 것.

백화점과 패션몰 주변에 여성흡연자들이 부쩍 늘었다. 개정 시행규칙에 따라 연면적 3000m(908평) 이상 사무용 건물과 2000m(605평) 이상 복합건축물 등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되었기 때문이다.

서울 중구 동대문 상가의 한 패션몰 관계자는 여성흡연자가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며 일부 장소는 여성들이 집단으로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다고 귀띔했다.

동대문상가에서 여성흡연자들이 자주 찾는 곳은 헬로apM패션몰 뒤편과 두산타워 앞 야외광장. 특히 헬로apM 뒤편은 행인들의 눈에 띄지 않는 곳인 데다 20평 남짓한 공간에 흡연자를 위해 10여개의 의자까지 마련되어 있어 여성흡연자가 가장 많이 몰린다.

흡연 때마다 번번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불편해 하는 여성들은 한 번에 몇 개비씩 몰아피우기도 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한 관계자는 코엑스몰 앞 광장에도 여성흡연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금연구역 확대가 결국 여성흡연자를 음지에서 양지로 이끌어 낸 셈이라고 말했다.



김성규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