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1일 북핵 문제를 언급하며 이례적으로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김정일씨(미스터 김정일)라고 불러 눈길을 끌었다. 그동안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 김 위원장을 악의 축 무법 정권 압제자 신뢰할 수 없는 사람 등의 원색적인 말로 비난해 왔다.
이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두 번 거명했으며 한번은 미스터 김정일, 또 한번은 그냥 김정일이라고 불렀다.
부시 대통령은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결정은 스스로를 전 세계로부터 소외시키는 길이라는 것을 미스터 김정일에게 말하기 위해 중국 한국 일본 등 주변국들이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한반도 주변국들은 핵무기 개발 결정이) 현명하지 않은 결정이라는 것을 김정일에게 확신시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여러 차례 김 위원장과 북한 정권에 대한 혐오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햇볕정책을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김 위원장에 대해 자기 국민들 밥도 못 먹이면서 군사력만 강화하는 것은 진정한 지도자가 아니다고 비난했다.
유명한 악의 축 발언은 지난해 연두교서에서 나왔다. 올해 초 연두교서에서도 북한과 이라크 등을 무법 국가라고 비난했으며 한반도에는 폭압적 정권이 공포와 기아 속에 사는 국민을 지배하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도 올 초 북한을 테러리스트 정권으로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