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자민당 등 연립 여권 3당은 26일 새벽 참의원 본회의를 열고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이라크 부흥지원 특별조치법을 전격 통과시켰다.
일본 정부는 이에 따라 11월 이후 1000여명의 자위대원을 파병하기로 결정하고 다음달 중 이라크 현지에 조사단을 보내는 등 파병 준비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자위대의 전투지역 파병은 전수(방어에 전념한다는 개념)방위 원칙에 묶여온 자위대가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논란을 빚어왔다.
민주당 등 야권은 파병 명분이 뚜렷하지 않은 데다 이라크인이 자위대를 미군과 같은 점령군으로 간주해 공격할 가능성을 우려해 법 제정에 반대했으나 역부족이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법안 통과 후 심의는 충분히 이뤄졌다면서 나중(자위대 파견 이후)에는 국민들도 이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4년간 유효한 이라크 지원법은 비전투지역에서 활동 인도주의적 재건 지원과 미국군과 영국군의 치안유지활동 후방 지원 무기와 탄약 수송도 고려한다는 게 골자.
정부 여권은 또 자위대의 해외 파병 때마다 개별법을 만들어 논란을 빚지 않도록 아예 영구적인 법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신문은 27일 고이즈미 총리 취임 후 2년 사이에 테러 대책 특별조치법, 유사사태 관련 3개법과 이번 법 등이 제정돼 일본의 안보 틀이 크게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26일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에 대해 헌법에 규정된 전수방위 원칙을 엄격히 지킬 것을 촉구했다. 쿵취안()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일본은 전수방위 정책을 성실히 이행해 평화와 발전의 길을 견지하는 것이 일본 자신의 이익에 부합될 뿐 아니라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