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 자주국방을 장담했던 대통령의 약속은 공약()이었나.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 경제일간지 합동회견에서 당초 목표했던 국방예산의 증액이 힘들다고 시인하자 국방부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노 대통령이 밝힌 대로라면 내년 국방예산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3% 미만에서 결정될 것이 유력하다. 또 노 대통령 임기 중 국방예산이 외환위기 이전 수준인 3.2%까지 증액될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이와 관련,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국방예산을 GDP 대비 3%까지 올리면 내년 예산증가분이 모두 이에 포함돼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며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언급한 자주국방은 구체적인 예산을 감안한 로드맵이 아니라 큰 의제를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내년 국방예산을 GDP 대비 3.2%까지 늘려 제출한 국방부로서는 자주국방은 물 건너갔다는 분위기가 대세다.
그간 국방부는 자주국방에 필요한 각종 첨단전력 확보를 위해 앞으로 10년간 국방 분야에 GDP의 3.23.5% 투자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해 왔다. 노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역설한 10년 내 자주국방론도 이 같은 계산과 거의 일치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3% 미만의 국방비로는 전력증강은 고사하고 현 수준 유지도 힘들다면서 이런 현실도 모르고 대내외에 자주국방을 역설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예산 확보 계획도 없이 자주국방의 명분만을 강조한 것은 결국 의욕만 앞섰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군 내부에선 국방비가 노 대통령의 발언처럼 내년에 1조원 정도 늘어나는 데 그칠 경우 굵직한 전력증강사업 중 상당수가 연기 또는 취소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 노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부터 자주국방을 강조할 때마다 그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군 안팎에선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정찰위성과 공중조기경보기(AWACS) 등 첨단전력을 위한 수십조원대의 예산 확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데다 노 대통령이 나홀로 국방을 강조하면서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문제까지 거론한 것이 미국의 괜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한 군사 전문가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이후 겉으론 전수()방위를 내세우며 물밑에서 군사력을 확충해 온 일본의 사례를 눈여겨봐야 한다면서 자주국방은 이상이나 구호가 아니라 철저히 현실과 국가적 손실을 따져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