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이끄는 2기 내각이 22일 출범했다.
총리를 제외한 17명의 각료 중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상과 이시바 시게루()방위청 장관 등 6명의 각료가 유임됐다. 2명은 담당분야만 바뀌었으며 새로 입각한 9명은 고이즈미의 총재 재선을 지지한 파벌에 안배됐다.
큰 틀은 그대로 유지=비교적 큰 폭의 개각에도 불구하고 외교 국방 경제 농림 복지 담당장관과 관방장관이 유임됨에 따라 고이즈미 총리 2기 내각은 1기 정책을 그대로 이어갈 것임을 예고했다.
가와구치 외상은 북한 핵 문제와 납치문제 등을 국제사회와 협력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말해 대외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자민당 내부에서 교체 요구가 거셌던 민간인 출신 다케나카 경제재정상과 연금개혁을 추진 중인 사카구치 지카라() 후생노동상을 유임시켜 구조개혁 추진 의중을 드러냈다.
위헌 소지에도 불구하고 북한 선제공격론을 주장하는 등 대북 강경론을 견지해온 이시바 방위청 장관이 유임됨에 따라 대북 강경자세는 그대로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 핵 위기를 빌미로 한 미사일방어(MD)체제 도입과 이라크 파병 등 국방정책도 그대로 추진할 것이 확실해졌다.
달라진 것 없다 비판도=일제강점기를 미화하는 망언으로 물의를 빚은 아소 다로() 전 자민당 정조회장이 총무상으로 입각했다. 또 극우파를 대변하는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 도지사의 장남으로 행정개혁담당상을 맡고 있던 이시하라 노부테루()가 국토교통상으로 자리를 옮기는 등 역사인식과 관련해 보수적 견해를 가진 인물들이 중용됐다.
이번 개각에 대해 자민당내 반 고이즈미 세력은 개혁만 외쳤을 뿐 경제회복 등 아무 성과를 이루지 못한 1기 내각과 특별히 다를 것이 없다고 혹평했다.
이에 따라 당내 소수파인 고이즈미 총리는 내달 중의원 해산과 11월 총선거 등을 통해서 당내 반대파를 확실히 누르기 위해 정계개편 움직임을 가속화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