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독학자 송두율()씨에 대한 미화 프로그램 방송으로 논란을 빚고 있는 KBS 정연주() 사장을 90년대 초 당시 국가안전기획부가 간첩 혐의로 추적했었다는 주장이 2일 국정감사장에서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한나라당 이원창() 의원은 이날 국회 문광위의 KBS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93년 5월 남한조선노동당사건으로 복역 중이던 황모씨가 당시 집행유예로 풀려난 민족해방애국전선 조직책 고모씨의 항문에 1.5X24cm 크기의 지령문을 담은 캡슐 2개를 넣어 반출시키려다 적발됐다며 지령문에는 안기부가 간첩혐의를 두고 추적 중이니 행동에 조심하라는 경고와 함께 간첩 활동을 한 7, 8명이 거론됐는데 이 중 세 번째 인물이 정연주였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또 당시 이 사건을 조사했던 검사들이 정연주는 정 사장이라고 증언했다며 정 사장은 황씨와 같은 (친북) 노선을 걸어 온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그는 이어 공영방송 사장이 사상과 행적이 모호해서는 안 된다라며 정 사장을 임명한 노무현()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으며 정 사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한겨레신문 워싱턴 특파원으로 근무하다 93년 6월 일시 귀국했을 때 한겨레신문의 한 간부가 황씨 사건과 관련해 박모 교수와 함께 당신 이름이 거론됐다고 해 황씨를 한 번 만난 일이 있다며 그러나 당시 안기부측에 알아보니 나를 조사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고 의혹을 반박했다.
반면 당시 이 사건 수사에 참여했던 변호사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의원의 주장이 맞다면서 재판 중에 나온 사안이어서 검찰이 수사를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관련 정보를 안기부에 넘겼다고 확인했다.
그는 그 후 황씨 등은 지령문 전달 사실이 밝혀져 중형을 선고받았다며 정 사장은 친북 활동 혐의가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지령문에 정 사장 이름이 나왔지만 처벌은 할 수 없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이윤성() 의원은 KBS 이종수() 이사장이 77년부터 89년까지 송씨가 초대 의장으로 있던 독일 민주사회건설협의회 의장을 지냈다며 KBS가 송씨 미화 프로그램을 방송한 것은 정 사장과 이 이사장의 개입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한편 정 사장은 송씨 미화 방송 논란과 관련해 KBS는 북한 정권과 관련 없이 민주화운동을 해 왔다고 주장해 온 송씨의 학자적 양심과 그가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볼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을 믿고 방송했다며 그러나 국정원 조사 결과 노동당 입당 등의 다른 사실이 밝혀져 매우 당혹스럽고 혼란과 오해를 일으킨 점에 대해 시청자들에게 깊이 사과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