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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신임 국민투표' 불투명

Posted October. 13, 2003 22:28,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재신임 시기와 방법에 관해 12월 15일을 전후로 국민투표를 실시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이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히고 있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재신임 방법은 국민투표가 옳다고 생각하며, 시기는 12월 15일 전후가 좋겠다면서 법리상 논쟁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정치적 합의가 이뤄지면 현행법으로도 국가안위에 관한 상황을 좀 더 폭넓게 해석함으로써 가능할 것이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불신임이 됐을 경우 다음 대통령선거는 내년 4월 15일 총선과 함께 치르는 게 적당하다면서 12월 15일에 재신임 투표를 하고, 한두 달 동안 각 당이 대통령 후보를 준비하고 내년 2월 15일경 대통령직을 사임하면 그로부터 60일 이내인 4월 15일쯤 총선과 동시에 대선을 치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측근비리 책임문제에 국한한 재신임 투표를 요구하고 나섰고 민주당은 대통령의 진퇴 사항에 대한 국민투표는 위헌이라며 선() 국회공론화 절차를 주장해 정치권이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이날 상임운영위원 회의에서 노 대통령이 재신임 국민투표를 정치권 전반에 걸친 부정부패 문제와 연계시킨다면 당초 입장에서 질적인 변화가 생긴 것이라며 최도술()씨 등 측근 비리가 재신임의 근거가 돼야 하고, 그런 국민투표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14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한나라당의 입장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당내 소장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노 대통령의 제안을 수용해 정면승부를 하자는 의견도 적지 않아 최종적인 입장정리가 주목된다.

또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노 대통령의 시정연설 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의 진퇴 사항에 대한 국민투표는 위헌이라는 게 다수 헌법학자의 견해라고 전제한 뒤 국민투표를 실시하려면 개헌도 필요한 만큼 국회에서 공론화 과정을 거쳐 국민투표 여부를 정해야 한다며 4당 대표회담을 거듭 제안했다.

반면 통합신당은 긴급 의원총회에서 노 대통령의 제안을 전폭 지지하면서 재신임 국민투표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3당 원내교섭단체 회동을 제안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재신임에 어떤 정책을 결부시키는 것이 적합한가가 논의되고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그냥 재신임 여부를 묻는 게 좋겠다면서 재신임 결정이 어떻게 나든 그 결과를 겸허히 수용할 것이고, 국민이 재신임해주면 12월에 내각과 청와대를 개편하는 등 국정쇄신을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또 정치권의 부정부패와 관련해 철저한 조사와 고백성사, 대사면, 제도개혁과 같은 절차를 통해 깨끗한 정치가 실현된다면 대통령직을 내놓을 각오가 돼 있다면서 정치자금법상의 공소시효 연장 합법적인 정치비용의 현실화 지역구도 극복을 위한 선거제도 개혁 등 정치개혁 방안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