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방문 나흘째인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미국의 대()테러 활동의 제1 목표는 알 카에다가 아니라 북한이 돼야 한다고 31일 주장했다.
황씨는 이날 미 NBC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지도자 김정일은 주도면밀하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며 핵무기 사용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한의 현재 위험과 비교하면 알 카에다는 아이들 장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황씨는 북한이 핵무기 능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위험이) 훨씬 더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또 미 CNN방송은 황씨가 김정일 정권이 불안하며 이 정권과 핵 폐기협정을 체결하는 것은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CNN은 이날 오전 황씨를 만난 크리스토퍼 콕스 미 하원 정책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황씨가 북한정권은 우리에게 (정권이) 안정적인 것처럼 보이려고 무척 애를 쓰고 있지만 사실은 아주 불안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면담 후 기자회견에서 북한체제는 불안정하기 때문에 북핵과 관련한 어떤 말도 믿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일이 (핵문제와 관련해) 약속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면서 제네바합의에서도 자기가 그렇게 약속해 놓고도 어기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제안한 북한에 대한 안전보장에 대해서도 북한주민의 인권을 유린하는 독재자가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보장해 준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황씨는 또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을 외교적이고 정치적인 움직임으로 이해한다면서 미국이 제안한 다자틀 속의 대북 서면 안전보장에 대한 반대 입장을 되풀이했다. 북의 체제보장 제안은 김정일의 집권 연장을 도울 뿐이라는 것.
한편 미 국무부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이날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과 황씨의 갑작스러운 면담이 북한에 대한 대응과 북핵 회담 대처에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식으로는 얘기하지 않겠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황씨는 31일 미국측 초청자인 디펜스포럼이 하원 별관에서 주최하는 공개포럼에서 미국이 북한에 관해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