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14일 미국과 연합군은 이라크에 주권 반환을 가속화하려는 미국의 새로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조기 철군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조기 철군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으며 사실은 그 반대라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필요한 기간만큼 우리가 이라크에 머물 것임을 밝힌 바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순방에 나선 럼즈펠드 장관은 일본 방문에 앞서 첫 기착지인 괌 소재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현지 미군 관계자들에게 이같이 밝혔다.
럼즈펠드 장관은 또 미군 재편과 관련, 미국은 미군 재배치 문제에 대한 예비 결론을 내렸으며 이제 동맹국 및 의회와 이 문제를 논의할 단계에 와 있다며 이르면 12월 중 재배치 방안을 발표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3만7000명의 주한미군을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 투입해서는 안 된다는 데 의문을 제기해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또 (워싱턴에 긴급 소환된) 폴 브리머 이라크 미 군정 최고행정관이 이라크로 돌아가 이라크에 주권 및 치안 책임을 넘겨주는 작업을 가속화할 방도를 모색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것이 당초 생각보다 빨리 미군이 이라크를 떠날 것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말해 조기 철군 가능성을 거듭 부인했다.
그는 이어 연합군의 이라크 주둔은 계속될 것이며 이라크 재건에 기여해야 한다고 우리가 느끼는 책임감도 계속될 것임을 확신한다며 각국은 파병 여부를 스스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라크 주둔 미군 사상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미 행정부는 새 이라크 헌법 제정 및 총선 실시 후 통치권을 이라크측에 이양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수정, 조기 철군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괌을 거쳐 14일 오후 일본에 도착한 럼즈펠드 장관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와 만나 이라크에 자위대를 조속히 파견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럼즈펠드 장관은 주일 미군 재편 문제에 대한 미 정부의 기본 방침도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