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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아닌 길을 가다

Posted December. 02, 2003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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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김훈은 1999년 가을부터 1년 동안 그의 자전거 풍륜으로 전국의 산천을 여행한 뒤 쓴 자전거 여행이라는 에세이를 썼다. 그는 이 책에서 자전거를 타고 저어갈 때, 세상의 길들은 몸속으로 흘러 들어온다. 모든 길을 다 갈 수 없다 해도, 살아서 몸으로 바퀴를 굴려나가는 일은 복되다라고 자전거 여행을 표현했다.

겨울이다. 날씨가 춥다고 집안에만 웅크려 있지 말고 온몸으로 자연을 느껴보자. 몸으로 바퀴를 굴리며 길 뿐 아니라 길이 아닌 곳도 달리는 MTB를 소개한다.

MTB(Mountain Bike, 산악자전거)는 산악과 거친 길 등을 달릴 수 있도록 튼튼하게 만들어진 비포장도로용 자전거의 통칭. 70년 미국의 도로사이클 선수인 G.피셔가 일반 사이클에 모터사이클용 바퀴와 자동차 쿠션 등을 달고 산에서 탄 데서 처음 비롯했고 80년대 초 한국에 도입됐다. 또 96년 미국 애틀랜타올림픽부터 공식 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산악능선을 질주하기 위해 바퀴의 지름이 2027인치로 도로용 사이클보다 작고, 대신 두께는 1.52.5배 두꺼워 모터크로스(오토바이형) 자전거로 불리기도 한다. 경사진 길을 쉽게 오르내리기 위해 바퀴에 1221단 배율의 기어가 달려 있고, 흔히 쇼바라 부르는 충격흡수장치와 쿠션, 브레이크 등이 특수 설계된 게 특징.

프로가 활성화된 유럽과 미국, 일본 등에서는 MTB월드컵을 비롯해 각종 오픈대회를 치르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대한사이클연맹과 전국MTB연합회 주최로 각종 국제대회와 전국대회가 열리고 있다.

대회 종목은 산악능선을 종주하는 20100km 크로스컨트리와 힐클라이밍(언덕오르기), 다운힐(언덕내려가기), 스키의 대회전에 해당하는 듀얼슬라럼, 스키의 점핑에 해당하는 트라이얼 경기 등이 있다.

초보자가 MTB를 배우는 가장 빠른 방법은 동호회 모임에 나가는 것. 많은 동호회에서 나름대로 초보자를 위한 강습모임을 열고 있다. 동호인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다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전문가가 돼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자전거 매장을 중심으로 600여개 클럽, 20여만명의 동호인이 활동하고 있다.



정재윤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