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3LG투자증권)이 원조 골리앗 김영현(27신창건설)을 누르고 왕중왕에 등극했다.
거인의 대결로 14일 인천시립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2003인천세라젬배천하장사씨름대회 결승전. 최홍만은 40분간의 접전 끝에 김영현을 2-1(2승2무1패)로 꺾고 데뷔 첫해에 제41대 천하장사에 오르며 상금 1억원을 손에 쥐었다.
2m18, 166.8kg의 최홍만과 2m17, 159.6kg의 김영현. 김영현은 97년부터 모래판을 지배하며 36, 37대 천하장사에 오른 관록의 씨름꾼인 반면 최홍만은 올해 동아대를 중퇴하고 프로에 뛰어든 새내기. 이번 대회 전까지 둘의 대결에서는 김영현이 3승2패로 우세.
결승전에서 샅바를 마주 쥔 두 거인은 서로가 부담스러웠을까. 첫째와 둘째판은 각각 2분간의 시간초과로 무승부. 셋째판에서 최홍만은 김영현의 주무기인 밀어치기에 당하며 한판을 내줬다.
막판에 몰린 최홍만은 넷째판에서 김영현에게 왼덧걸이를 당해 주저앉았으나 김영현의 기술이 장외에서 걸린 것으로 판정나 무효가 선언됐고 다시 재개된 경기에서 잡치기로 승리해 1-1의 균형을 이뤘다. 마지막 다섯째판에서 최홍만은 체력이 떨어진 김영현을 밀어치기로 무너뜨렸다.
4월 진안대회 백두장사에 오른 뒤 8개월 만에 천하장사가 된 최홍만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러닝을 많이 하는 등 체력을 키운 게 승리의 비결인 것 같다며 자만하지 않고 신인의 자세로 기술을 더욱 보강해 내년에는 모래판을 평정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전날 열린 금강-한라 통합장사 결승에서는 조범재(신창건설)가 탱크 김용대(현대중공업)를 3-2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조범재는 2001년 9월 천안대회 한라장사에 오른 뒤 2년3개월 만에 황소트로피를 안으며 상금 3000만원도 함께 거머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