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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범재판소 중립성 의문"

Posted December. 15, 2003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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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에 대한 전범재판소 회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라크 과도통치위원회는 지난주 설치된 전범재판소에 이르면 이달 말 후세인을 세워 재판을 시작할 예정. 그러나 국제인권단체들은 재판의 적법성과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전범재판소 구성위원회 의장인 다라 누르딘 과도위 위원은 15일 후세인은 이라크 전범재판소의 첫 대상이 될 것이라며 용의자나 피해자 모두 이라크인인 만큼 재판부는 이라크인으로 구성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드러난 혐의로 미루어 후세인은 사형을 선고받을 공산이 크다. 그는 25년간 이슬람 시아파와 쿠르드족 등 저항세력을 체포 투옥 고문 살해했고 1988년 쿠르드족 10만여명을 독가스 등으로 학살했으며 쿠웨이트를 침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후세인 정권 당시 실종된 이라크인은 29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과도위는 현재 이라크 내에서 사형을 금지하고 있지만 누르딘 위원은 내년에 들어설 새 정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해 사형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러나 휴먼라이츠워치(HRW) 등 인권단체들은 이라크 전범재판소가 규정상 허점이 있으며 사실상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적법성과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HRW는 전범재판소 설치 규정이 증인보호는 물론 검사 및 재판관의 독립성을 담보하지 않고 있다면서 비() 이라크 인사들의 재판 참여를 촉구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재판이 복수의 수단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국제앰네스티는 후세인에 대한 사형에 반대하며, 그가 다른 용의자처럼 국제법에 따라 변호사를 선임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 모든 적절한 보호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인권단체와 국제법 전문가들은 또 국외에 독립적 국제재판소를 만든 르완다와 구()유고의 경우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과도위 위원들은 후세인에게 변호사 선임권과 상소권을 부여할 것이며, 필요하면 국제 사법전문가의 재판 참여를 허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은 다른 국가의 간섭이 심한 국제법정에서 자신들에 불리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이라크전쟁의 정당성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 때문에 이라크 전범재판소 내 처리를 희망하는 눈치다. 미국은 정치적 오용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국제형사재판소(ICC) 설립에도 반대한 바 있다.



곽민영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