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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이동성제 시행 이틀째 이통 경쟁 가속

번호이동성제 시행 이틀째 이통 경쟁 가속

Posted January. 02, 2004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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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번호이동성 제도가 시작됨과 동시에 SK텔레콤 가입자 3067명이 가입 해지를 한 뒤 기존 011 017번호로 LG텔레콤이나 KTF에 신규 가입했다. 이는 이동통신 3사를 통틀어 하루 평균 가입자 수 400여명의 약 8배에 가까운 수치.

2일에도 5000여명의 가입자가 빠져나가 SK텔레콤은 초비상이 걸렸다. 반면 LG텔레콤과 KTF는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계기로 삼기 위해 전 직원을 전방에 배치하고 총력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번호이동 실태=1일 사업자변경 신청을 한 SK텔레콤 가입자는 6112명. 그러나 시작과 동시에 SK텔레콤측 전산망 해지 기능에 오류가 발생해 실제로 사업자를 바꾼 신청자는 3067명이었다. 이중 KTF로 옮긴 가입자는 1703명, LG텔레콤으로 간 가입자는 1364명. 2일 오후 4시 현재까지 번호이동한 사람은 KTF 2890명, LG텔레콤 5853명 등 8700명이 넘는다.

오류가 발생하자 KTF와 LG텔레콤은 SK텔레콤이 번호이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즉각 비난했다. SK텔레콤측은 요금정산 기능에 일부 이상이 생긴데다 번호이동센터의 업무 미숙으로 인증이 안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보통신부와 SK텔레콤은 비상대책반을 가동해 오류 수정작업에 들어가 약 2시간 반 뒤인 오후 3시경 전산망을 정상화했다.

역마케팅 공방=SK텔레콤은 가입 해지자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14일 이내에 다시 돌아오면 별도의 비용 없이 기존 가입 상태를 유지해 주겠다며 안내하고 있다. 또 기존 가입자의 통화연결음에 SK텔레콤 네트워크라는 안내 음성을 삽입했다.

KTF와 LG텔레콤측은 불법으로 재가입을 권유하고 통화대기음에 무단으로 광고를 삽입해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했다며 통신위원회에 제소를 검토 중이다.

무법 마케팅 예고=정보통신부는 SK텔레콤이 신청한 약정할인제를 다른 사업자보다 2.521.6% 비싼 수준에서 2일 인가했다. 이에 따라 업체들 사이의 요금 차이가 크게 줄게 됐고 이동통신 3사는 무한 서비스 경쟁에 돌입할 전망.

정통부 통신이용제도과 김치동 과장은 번호이동성에 악영향을 주는 마케팅 행위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강력히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점유율과 주가관리에 혈안이 돼 있는 업계의 행태로 볼 때 정부의 감시가 먹혀들지 의문이다.



나성엽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