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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카드 현금서비스 또 중단

Posted January. 08, 2004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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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결 국면으로 가던 LG카드 사태가 악화되면서 8일 이 회사의 현금서비스가 또 중단됐다.

정부 및 채권단과 LG그룹의 막판협상에서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 한 LG카드는 부도 등 최악의 상황으로 몰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G카드는 이날 우리 신한 하나은행 등 일부 은행의 계좌 잔액이 바닥나 오후 2시30분부터 현금서비스가 중단돼 오후 5시 현재 계좌가 개설된 17개 은행 중 제주와 전북은행을 제외한 15곳에서 현금서비스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LG카드측은 가맹점 결제는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오늘 안에 채권단의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현금서비스가 곧 전면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작년에도 유동성 위기로 11월 21일부터 나흘간 현금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이에 따라 LG카드 가입자 1400만명 가운데 실제로 LG카드를 자주 이용하는 800만명이 현금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등 큰 불편을 겪었다.

한편 정부와 채권단은 이날 산업은행의 LG카드 지분을 25%까지 올리고 앞으로 예상되는 부실 및 추가 유동성 지원에 대해서는 산업은행이 25%, LG그룹이 나머지 75%를 책임지는 식으로 LG카드를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LG그룹이 현실적으로 방법이 없다며 계속 난색을 표시하고 있어 막판 진통이 거듭되고 있다.

금융계는 8일 LG카드 처리 문제에 대한 최종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LG카드가 9일 1차부도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카드는 이날 기업어음(CP)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5500억원의 자금을 일부 연장을 통해 막았지만 9일부터는 더 이상의 연장이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LG카드는 1차 부도가 나면 자동적으로 ABS 조기상환 요청이 발동돼 곧바로 법정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이날 정부와 채권단은 LG그룹에 대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김진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정례 브리핑에서 LG그룹이 대주주로서 채권자들이 손실을 부담하는 만큼의 책임은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다른 고위관계자는 LG그룹이 오늘 중 정부와 채권단의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LG카드 부도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배극인 박현진 bae2150@donga.com witn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