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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불길한 북핵, 침묵하는 정부

Posted January. 27, 2004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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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개발에 관한 불길한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 엊그제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플루토늄 핵개발과는 별도로 진행돼온 북한의 우라늄 핵개발에 관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북한이 이르면 1, 2년 안에 우라늄에 의한 핵개발을 완료할 수 있고 이 기술로 연간 3개의 핵무기 생산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게 골자다. 사실이라면 우리로서는 상상하기조차 싫은 일이 현실화됨을 뜻한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정부는 이달 초 방북한 미국 민간대표단의 의회 청문회 뒤에 이렇다 할 견해를 밝히지 않았다. 어제 안보관계장관회의에서도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라는 원론만 되풀이했을 뿐 구체적인 대책은 내놓지 않았다. 이는 북핵 관련 정보가 미비하기 때문인가, 아니면 북한의 핵개발이 어느 단계에 있건 정부는 오로지 대화에만 매달리겠다는 의미인가.

북한은 핵 억지력을 보여줬다고 주장하는데 당사자인 우리 정부가 입을 다물고 있어서야 국민의 불안감이 해소될 수 없다. 이런 식이라면 북핵 문제에 갈수록 주목하는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소외될 우려도 있다.

딕 체니 미국 부통령은 최근 테러 척결과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외교 노력이 여의치 않을 경우 국제사회는 무력을 사용할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것이 북한을 염두에 둔 말이라면 상황은 앞으로 더욱 긴박해질 수 있다. 정부가 안이하게 구경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정부는 북한 핵개발의 현황과 대책에 대한 책임 있는 설명을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북한에 핵개발 내용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부가 단호한 입장을 보일 때 차기 6자회담의 전망도 밝아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