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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 캠프에서 뭉칫돈 단서 잡았다면

[사설] 노 캠프에서 뭉칫돈 단서 잡았다면

Posted March. 02, 2004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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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지난 대선 때 노무현 후보 캠프가 롯데그룹에서 10억여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임직원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관련 진술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수사의 형평성 시비가 제기된 지 4개월 만에 처음으로 5대 그룹 중 한 곳에서 노 캠프에 전달된 뭉칫돈의 단서가 잡힌 것이다.

그렇다면 한나라당이 주장해 온 732억 대 0의 불공정 수사는 근거가 있다는 얘기가 된다. 5대 그룹이 이회창 캠프에 줬다는 732억원의 불법자금은 밝혀내면서 노 캠프로 갔을 검은돈은 한 푼도 밝히지 못해서 나온 게 732억 대 0이다. 732억 대 0이 이제 732억 대 10억이 됐지만 앞으로 또 얼마가 될지 모른다. 롯데가 10억원을 줬다면 다른 그룹들은 과연 보고만 있었겠는가.

김경재 민주당 의원은 어제 국회 현안질의에서 대선 당시 자신이 노 후보에게 삼성이 정치자금을 제공할 의사가 있다고 보고했으며, 이에 따라 노 후보가 돈을 받아 올 사람을 정해 삼성측에 알려줬다는 주장까지 했다.

검찰은 노 캠프에 대한 수사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 불법 대선자금 정치인 수사를 6일까지 마무리한다고 해서 노 캠프와 관련 기업들에 대한 수사까지도 적당히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 당장 김 의원 발언의 진위부터 조사해야 한다.

검찰이 끝내 형평성 시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 후유증은 실로 클 것이다. 벌써 한나라당은 검찰의 편파수사에 대처하기 위해 3월 임시국회를 소집키로 함으로써 또 한바탕의 격전이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4월 총선이 본질은 제쳐두고 수사의 형평성 공방으로 시종해서야 되겠는가. 그 전에 투명하게 매듭을 지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