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11일 자신의 재신임 문제를 4월 총선 결과와 연계시키겠다는 뜻을 밝히자 야권이 탄핵을 회피하기 위한 정략적 발상이라고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4월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심판으로 받아들이고, 그 결과에 상응하는 정치적 결단을 하겠다며 재신임 등 나의 진퇴가 걸린 문제는 그렇게 해소하면 좋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총선 결과에 따른 진퇴의 구체적 기준은 밝히지 않았으나, 대통령 탄핵 저지 또는 개헌 저지선인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100석) 이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노 대통령은 열린우리당에 입당할 때 나의 진퇴를 포함한 결단의 구체적 내용과 재신임의 명확한 조건을 밝히겠다면서 특검 수사가 마무리되는 것을 보면서 늦지 않게 입당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야당이 요구하는 열린우리당 지지발언에 대한 사과와 관련해서는 헌정이 부분적으로 중단되는 중대한 사태를 놓고 정치적인 체면 봐주기나 흥정을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잘못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탄핵을 모면하기 위해서 사과하라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거부했다.
또 10분의 1 정계 은퇴 발언에 대해서는 성격에 있어 약간의 논란은 있지만 대체로 10분의 1을 넘지 않는다며 설사 양보를 한다 해도 몇 억원이 차이가 나는 수준인데 이 정도가 대통령이 은퇴약속을 지켜야 할 만큼 무거운 것이라면 은퇴해야겠지만, 그냥 무승부로 봐도 괜찮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노 대통령은 대선자금 수사 결과, 측근 및 친인척 비리와 관련해 거듭 머리 숙여 사과한다면서 진지한 자세로 책임을 이행할 것이며, 같은 일로 다시 사과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은진수() 수석부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재신임과 총선연계 방안을 노골적으로 제시한 것은 10분의 1 약속을 파기하고 탄핵을 회피하기 위한 책략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김영환() 대변인도 총선에 재신임을 건 것은 국민을 협박해 총선민의를 왜곡하겠다는 것으로 탄핵사유가 추가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의 기자회견 전문은 동아닷컴(www.donga.com)에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