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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착잡...어쩌다 이지경까지"

Posted March. 12, 200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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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계 반응=서울대 사회학과 송호근() 교수는 너무 답답해서 말을 못하겠다. 여야의 이전투구에 누구도 원치 않았던 결과가 현실화되고 말았다며 안타까워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고계현() 정책실장도 정치권은 더 이상 역사와 국민에게 죄를 짓지 말고 빨리 이성을 회복해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법장스님 등 종교계 인사들도 성명을 내고 대화와 타협의 문화가 부족한 데서 비롯된 결과라며 이번 사태를 새로운 상생의 정치를 만들어나가는 값비싼 대가로 여기고 새로운 정치문화 창출의 소중한 기회로 삼자고 밝혔다.

시민들 표정=서울역과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등에서는 시민들이 착잡한 표정으로 대통령 탄핵안 통과를 지켜봤다.

대학생 김준호씨(27)는 당장 취업 못한 대학생들이 넘쳐나는데 정치인들은 극단적인 싸움이나 하고 있으니 정이 떨어진다며 고개를 저었다.

광주 시민 박영식씨(43북구 운암동)는 노 대통령이 사과를 빨리 했더라면 이런 사태는 모면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국정표류가 이어지고 경제 상황도 더 나빠질 텐데 막막하다고 말했다.

대구 A섬유 대표 김모씨(45)는 사태가 이 지경까지 온 데는 타협과 대화를 통해 원만한 국정수행을 외면한 여야 정치권은 물론 노 대통령에게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오경 탄핵안이 통과되자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밖에 나가 식사하는 것을 포기하고 직장에 남아 TV를 지켜보는 바람에 회사 인근 중국집이 때 아닌 호황을 누렸다.

동아닷컴 등 각 인터넷 사이트에도 정치권의 행태에 대해 울분을 털어놓거나, 국가 운영에 대한 걱정을 털어놓는 네티즌들의 글이 계속 이어졌다.

차분히 대응하자=국민 모두가 대통령 탄핵에 흔들리지 않고 차분히 대응, 국론을 모으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는 게 학계와 시민단체의 한결같은 지적.

바른 사회를 위한 시민회의 조중근() 사무처장은 고건() 국무총리 중심으로 국정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국론을 모으는 것이 더 시급하다라며 특히 헌재는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판결을 신속히 마무리해 국가적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화여대 행정학과 김석준() 교수는 대통령의 공백으로 다소간의 혼란은 피할 수 없게 됐지만 총리와 각료가 그대로 있으므로 행정적으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국민들이 당황하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친노() 단체 움직임=친 노 대통령 성향의 주요 시민사회 단체들이 격렬하게 비난하며 사실상 탄핵 불복종에 돌입할 것을 선언했다.

민중연대와 녹색연합, 환경운동연합 등 220여개 시민사회단체는 이날 오후 6시부터 국회 앞에서 비상시국회의 시민사회단체 대표자회의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