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타자 이승엽(28지바 롯데 마린스)의 일본 데뷔 첫 홈런이 마침내 터졌다.
4일 왕년의 홈런왕 오 사다하루(왕정치)가 이끄는 다이에 호크스와의 지바 마린스타디움 홈 개막 3연전 가운데 마지막 경기. 오후 1시에 경기가 시작돼 국내 프로야구 개막을 알리는 사이렌의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2시경.
1-2로 뒤진 4회말 후쿠우라의 오른쪽 안타로 무사 1루의 기회를 맞은 가운데 이승엽이 타석에 섰다. 2회 첫 타석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이승엽은 상대 선발 아라가키의 초구를 파울로 걷어낸 뒤 2구 몸쪽 높은 145km짜리 직구를 끌어당겨 쳐 우중간 담장 밖으로 총알같이 넘기는 장외 역전 2점 홈런을 뿜었다.
그동안 날카로운 타격 감을 뽐내면서도 홈런이 없었던 이승엽은 이로써 8경기 31타석(27타수) 만에 홈런 신고식을 치렀다. 이 홈런은 워낙 빠르게 펜스를 넘어가 중계 카메라는 타구의 궤적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했고 장외로 나간 뒤 주차장에 세워진 자동차의 유리창을 박살냈다. 비거리는 최소 130m는 됐을 것이라는 게 현지의 평가.
이승엽의 홈런에 신이 난 롯데 타선은 베니가 연속타자 홈런을 날리는 등 활화산 같이 터졌고 이승엽은 타자 일순 후 다시 맞은 1사 만루에서 2타점짜리 가운데 2루타를 날려 팀의 11-4 대승을 이끌었다. 6회에는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직선 아웃이 됐고 8회는 삼진.
이로써 5타수 2안타 4타점 1득점의 맹타를 날린 이승엽은 전날 3타수 무안타로 0.280으로 떨어졌던 타율을 다시 0.300(30타수 9안타)으로 끌어올렸다. 통산 7타점에 4득점.
이승엽은 또 팀의 6승(2패) 중 결승타점 3개에 결승득점 1개를 기록했고 9안타 중 홈런 1개, 2루타 4개로 장타 비율은 50%를 넘어섰다.
전날 5-2로 승리하는 등 지난해 저팬시리즈 챔피언 다이에와의 3연전을 모두 이긴 롯데는 이로써 단독선두를 질주했다. 만년 하위 롯데가 시즌 초를 포함해 단 한 번이라도 단독 선두에 나선 것은 2001년 4월 23일 이후 처음.
한편 구대성(35오릭스 블루웨이브)은 지난 2경기에서 1패에 평균자책 7.11로 부진, 2군으로 내려가 9일로 예정됐던 이승엽과의 맞대결은 다음으로 미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