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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임원은 대선 전리품?

Posted April. 05, 2004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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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임원은 전리품?=유건()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주로 보험업계에서 일해 왔다. 지난해 6월 관광공사 사장을 맡기 전까지 관광 업무와는 별로 관련이 없었다. 그는 2002년 대선기간 중 노 후보의 정책특보를 지냈다.

이봉수() 한국마사회 부회장은 노 후보 농업정책특보를 지냈다. 김해농업경영인회 회장을 지냈으며 2000년에는 김해에서 당시 민주당 후보로 총선에 출마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대통령비서관 출신들이 잇달아 공기업 등 정부 유관기관에 진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권영만() 대통령비서실 보도지원비서관이 EBS 부사장에 전격 발탁되면서 노조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곽해곤() 대통령비서실 제도개선비서관은 올 2월 한국부동산신탁업협회 상근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공기업 감사가 특히 심하다=한국전력공사의 6개 자()회사 가운데 비()정치권 출신이 감사를 맡고 있는 곳은 한국동서발전과 한국남부발전뿐이다.

또 신종관() 노 후보 부산선대위 공동본부장은 지난해 6월 한국수출보험공사 감사에, 최기선() 민주당 총무국장은 지난해 7월 한국가스안전공사 감사로 옮겼다. 그 뿐만이 아니다. 대한석탄공사 이동섭() 감사는 노 후보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조직본부 부위원장 출신이고 한국지역난방공사 이태헌() 감사는 대통령직인수위 자문위원을 지냈다. 이 밖에 최용식() 한전KDN 감사도 민주당 중앙연수원 부원장 출신이다.

공기업은 아니지만 노 후보 특보를 지낸 유준규()씨는 해외건설협회장을, 대통령직 인수위 자문위원을 지낸 김동수()씨는 전문건설공제조합 감사를 각각 맡고 있다.

전문성 없는 낙하산 인사의 그늘=이처럼 정치적인 이유로 공기업에 진출한 인사들의 문제점은 전문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 전윤철() 감사원장은 과거 기획예산처 장관 시절 대차대조표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을 공기업 감사에 앉혀 놓고 제대로 된 감사가 이뤄지겠느냐고 강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안재욱() 경희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전문성이 없는 인사가 낙하산으로 공기업에 오게 되면 공기업의 효율성을 저해하게 된다며 낙하산 인사가 없어지지 않는 것은 자신의 권력을 최대화하기 위해 측근을 요직에 보내려는 권력자의 의지와 측근에 대한 배려가 맞물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공기업 인사는 공기업 내부적으로 적절한 인선 절차를 거쳐 주무 부처에서 적임자를 임명하고 있다면서 정치권 출신도 공기업 특성에 맞으면 임명할 수 있으며 정치권 인사라고 무조건 낙하산 인사라고 규정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