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석의 지역구의석이 걸린 수도권 표심()은 결국 열린우리당을 선택했다.
15일 개표 최종 집계 결과 수도권 우세지역은 열린우리당 76곳, 한나라당 33곳이었다. 열린우리당이 한나라당의 2.3배를 차지한 셈이다. 민주당 등 다른 당은 수도권에서 단 한 석도 확보하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의 수도권 승리는 전국적으로 과반의석을 가능케 한 견인차 역할을 했다. 당초 열린우리당은 수도권에서 한나라당에 비해 7 대 4로 이기면 과반 의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서울=전체적으로 강북권은 열린우리당, 강남권은 한나라당 강세 지역으로 뚜렷이 분화됐다.
먼저 강북권에서 열린우리당은 과거 민주당의 영역을 그대로 승계했다. 탄핵 후폭풍의 효과가 발휘됐다는 분석이다.
그나마 선전이 점쳐졌던 민주당 추미애(광진을) 선대위원장과 김경재(강북을) 의원도 열린우리당의 돌풍에 쓴잔을 마셔야 했다.
강북권의 열린우리당 돌풍 속에서도 정치 1번지인 종로를 비롯해 중구, 용산 등 중심부에선 한나라당 후보들이 선전했다.
중구에서 한나라당 박성범() 후보는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종로의 박진(), 용산의 진영() 후보는 피를 말리는 접전 끝에 열린우리당 김홍신(), 김진애() 후보를 추격해 뒤집었다. 탄핵 역풍 속에서 인물론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서울 동대문을에선 한나라당 홍준표() 후보가 리턴매치를 벌인 열린우리당 허인회() 후보를 추격해 역전시켰다. 반면 서대문갑에선 열린우리당 우상호() 후보가 한나라당 이성헌() 후보를 눌러 16대 총선 때 패배를 설욕했다.
한나라당은 서초갑을 강남갑을 등 강남권 벨트와 강세지역인 송파갑, 양천갑 지역구는 사수했다. 탄핵 역풍의 한복판에서도 한나라당은 강남불패 신화를 재연한 것이다
인천=수도권 중에서 인천 표심이 가장 크게 요동쳤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 후보간 맞대결이 그 어느 곳보다 치열하게 펼쳐졌다. 당초 열린우리당의 압승이 점쳐졌으나 선거 중반 이후 한나라당 후보들의 선전이 가시화됐기 때문이다.
전체 12곳 중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된 곳은 연수구와 남동갑, 서-강화을 등 3곳이었다. 접전을 벌였던 남갑 등 9곳에선 열린우리당 후보가 모두 당선됐다.
경기=열린우리당은 그동안 민주당의 텃밭이나 다름없었던 서부벨트를 점령했고 서부 신도시 벨트에서도 한나라당 후보들에 맞서 우세를 보이며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경기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전 지역에서 열린우리당에 1위를 넘겨주며 사실상 궤멸했다.
성남 수정과 중원은 물론 안양 만안, 안양동안갑 등에선 열린우리당 후보의 당선이 확정됐다. 의정부 등 경기 북부지역도 싹쓸이했다. 탄핵 후폭풍으로 기선을 잡은 열린우리당이 뒤늦게 불어닥친 박풍과 노풍 차단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나라당세가 상대적으로 강한 고양 일산갑에서도 국회부의장을 지낸 한나라당 홍사덕() 후보가 열린우리당 한명숙() 후보에게 고배를 들었다.
한나라당 후보들은 전통적 텃밭인 분당벨트 이외에 지역 기반이 탄탄한 현역 의원들이 주로 생환()했다. 부천 소사의 김문수() 후보를 비롯해 남경필(수원 팔달), 이규택(이천-여주), 정병국(가평-양평) 후보 등이 대표적 사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