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투명성을 실천하는데 모건스탠리는 아닌 것 같다.
26일 미국계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한국지사의 박천웅() 서울지점 상무가 비공개 면담을 제안하자 민주노동당의 한 당직자는 이처럼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박 상무는 이날 이재영 정책실장과 송태경 정책국장을 만나 노사관계와 기업 경쟁력 등을 화제로 1시간여 대화를 나눴다. 외국금융기관의 국내 금융기관 지배 금지를 강령에 담고 있는 민노당측은 이날 천영세() 부대표가 모건스탠리를 세계적인 투기 회사라고 말하는 등 부정적 인식의 일단을 드러냈다.
박 상무는 주로 민노당의 기업관이나 노사관계, 투자 우선순위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민노당의 강령과 관련해 이 실장이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향한다고 말하자 박 상무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국유화 계획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 실장은 노동자와 국민들이 참여해서 민주적으로 소유하고 경영하는 민주적 참여기업을 지향하는 것이지 특정 기업에 대한 국유화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실장은 기업이 노동자를 파트너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 상무는 외국 투자자들은 한국노총과의 선명성 경쟁을 걱정하는데 앞으로 노사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보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 실장은 민노당은 파업을 종용하거나 억제하는 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면서 노동자들의 욕구 전달 통로가 없어서 발생하는 파업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답했다.
박 상무가 고임금으로 인한 기업의 해외 이전 문제를 지적하자 이 실장은 기업의 가장 큰 부담은 임금이 아니라 높은 부동산 가격이다며 토지 이용의 공공성 확대를 강조했다. 이 실장은 한국의 경우 총상품 중 임금 비중은 10% 안팎으로 세계적으로 매우 낮다며 안산공단과 중국 톈진공단을 비교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박 상무가 원내 10석의 한계를 지적하자 이 실장은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고 국민과 함께 움직여 10석 이상의 효과를 내겠다고 답했다.
박 상무는 이날 면담을 바탕으로 조만간 민노당이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주제의 리포트를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