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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생 첫발 내딛는 정-박 회담 돼야

Posted April. 29, 2004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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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과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회담이 다음 달 3일 열린다. 총선 후 첫 여야 대표회담이기에 국민이 거는 기대가 크다. 그동안의 불신과 반목을 털어 버리고 상생() 정치, 민생() 정치의 첫발을 내딛는 회담이 돼야 한다.

중요한 것은 먹고사는 문제다. 경제 발전과 민생 안정 없이는 어떤 개혁도 공허할 뿐이다. 회담에서는 이 점이 거듭 확인돼야 한다. 마침 두 대표도 같은 인식을 갖고 있다고 하니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기 바란다. 어제 회담 예비접촉에서 나온 경제, 민생 현안을 논의할 여-야-정 협의체 구성 같은 방안은 구체적인 예가 될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다음 달 개원하는 새 국회에서 우선 처리할 예정인 50여개의 경제, 민생 법안 중에는 한나라당도 찬성하는 법안이 30여개에 이른다. 두 대표가 마음을 열고 머리를 맞댄다면 대화와 타협의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이들 법안을 처리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총선으로 정치 지형이 크게 바뀌었다. 18년 만에 여대야소()가 됐고 진보세력의 의회 진출로 여야 모두 극심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 당도 추슬러야 하고 국정 현안에 대해서는 부지런히 해법도 내놓아야 한다.

두 대표가 과연 그런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상호 신뢰의 바탕 위에서 이견을 해소하고 대안을 모색해 낼 포용력과 협상력이 있는가. 일각에서 반대의 소리가 들려도 자신이 옳다고 믿는다면 끝까지 밀고 나갈 용기가 있는가. 국민이 이번 회담에 주목하는 또 하나의 이유다. 아무쪼록 성공적인 회담을 통해 국민을 안심시키고 우리 정치에 다시 한번 희망을 걸 수 있게 해 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