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김근태() 원내대표 등 여권 지도부 인사의 입각 여부와 관련해 청와대측은 2일 핵심 장관들에 대한 개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입각설로 어수선한 여당과 청와대간 시각차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청와대, 핵심 장관 교체 없다=청와대 한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열린우리당에서 총선이 끝나자마자 개각 하마평이 무성하지만 대통령이 권한 정지 중인데 개각을 당에서 다 하느냐면서 핵심부처 장관에 대한 개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과학기술부 장관, 행정자치부 장관, 국무조정실장 등 4개 부처 장관과 대통령정책실장 등 핵심 포스트는 노무현() 대통령이 총선 후 상황까지 감안해 배치한 것이라면서 이런 자리에 정치인 출신이 입각할 가능성은 없다며 여권 일각의 개각 논란을 일축했다.
이헌재() 경제부총리와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은 노 대통령 국정 운용의 큰 그림에 따라 결정된 것인 만큼 총선 결과와 상관없이 임명된 자리이고 청와대와 정부간의 가교 역할을 하면서 권한이 막대해진 국무조정실장 및 행정자치부 장관 또한 개각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도 특정부처를 거론하면서 입각 얘기가 보도되는 것은 탄핵문제가 매듭지어지지 않은 지금은 적절하지 않고 정부 운영에도 차질이 있을 수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정동영-잔류, 김근태-입각할 듯=정 의장과 김 원내대표의 입각 문제는 결국 돌고 돌아 정 의장=당 잔류, 김 대표=입각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지난달 말 노 대통령을 면담한 것으로 알려진 김 대표는 통일부 장관직 제의를 받았으며 입각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알려졌다. 한 측근은 152명의 의원을 가진 과반 여당의 원내대표로 활동하며 원내 정치적 기반을 마련하는 게 유리하지만 노 대통령과의 관계를 잘 끌고 가야 미래가 있으므로 대통령의 의중을 무시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전했다.
정 의장은 한때 입각을 염두에 뒀으나 당분간 당의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측도 당초 입각 여부에 대한 선택권을 정 의장에게 줬으나 최근 들어 실용개혁정당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당을 끌고 갈 수 있는 최선의 카드가 정 의장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열린우리당과 부처 일각에서는 총리에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김혁규() 당 상임중앙위원의 대안으로 경제관료 출신인 강봉균() 의원을 미는 기류도 은근히 감지되고 있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현재로선 김 상임중앙위원이 유력하지만 대통령과 같은 부산 경남(PK) 출신인 데다 한나라당이 배신자라고 반발할 가능성이 커 호남 출신으로 행정 경험이 풍부한 강 의원을 추천하자는 의견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