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연구소(IMD)가 해마다 발표하는 세계경쟁력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와 같은 15위를 유지했지만 세부 내용을 따져 보면 국가 장래에 깊은 우려를 갖게 된다. 한국은 지난해 이 조사에서 중국에 추월당한 데 이어 올해는 인도보다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각국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 비해 유독 우리의 경쟁력은 답보와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노사관계와 대학교육의 경쟁력은 전체 60개국 가운데 각각 60위와 59위로 나타나 꼴찌를 기록했다. 이 순위만 봐도 해답은 이미 나와 있는 셈이다. 노사관계를 최대한 안정시키고 대학교육의 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인다면 우리는 눈에 띄는 국가경쟁력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반대로 그렇지 못할 경우 공동체의 위기를 걱정하는 심각한 국면을 맞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해결 방안이다. 먼저 관련 당사자를 포함한 모두가 위기의식을 공유해야 한다. 정부는 이 분야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국력을 집중시켜야 한다. 목표는 노사관계와 대학교육을 조속히 글로벌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지만 최근 국내 상황은 낙관을 어렵게 한다.
앞으로 노사관계는 힘의 대결과 극단, 불법을 피하는 대신에 타협을 통한 공존과 상생, 법 준수의 길로 나갈 수밖에 없다. 노사 양측이 책임감을 가져야 할 때다. 대학교육도 변해야 한다. 해외유학 러시에 따른 엄청난 외화 유출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교육시장의 대폭 개방이 불가피하다.
사실 우리 경쟁력의 빨간 불은 오래 전에 켜졌다. 더 이상 방치하다가는 적절한 치유 시기마저 놓칠 수 있다. 따라서 총선 이후 국정의 우선순위는 국가경쟁력이라는 큰 틀에서 바라보고 접근해야 옳다. 그것이 바로 나라 전체를 살리는 개혁이다.